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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순간, 그리고 내면의 진화

by someformoflove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화미션으로 “너 변했어”라는 말을 듣기 위해, 이용진은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어 “나 예전같이 않아. 예전처럼 즐겁지가 않아.”라고 토로했다. 그 목소리에는 힘을 내지 못하는 체념이 스며들어 있었고, 그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마치 무거운 돌덩이처럼 떨어졌다. 그러자 와이프는 “힘내, 이겨내! 어떡해!”라고 현실적인 격려를 건넸다. 그 말에 패널들은 웃음을 터트렸고, 그 순간은 우리 모두에게 한 가지 중요한 진실을 일깨워주었다.


우리는 시시각각 변해간다. 살아가면서 단 1초도 같은 모습으로 머무르지 않는다. 옆에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 겪는 상황에 따라 우리는 매번 조금씩 달라진다. 예전의 나는 어떤 감정에 휩싸이면 곧바로 드러내곤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면은 어느새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혹은 상처받지 않으려 애쓰며 변해갔다.


그 변화는 때로는 눈에 띄게, 때로는 조용히 다가온다. 우리의 외면은 변함없어 보일지라도, 그 이면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과 고뇌, 기쁨과 슬픔이 섞여 있다. 누군가는 이 변화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린다고 느낄 것이고, 또 누군가는 그 속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때는, 감정이라는 것이 순수했던 시절이었다. 열정이 끓어올라 모든 순간을 불태웠던 날들. 그러나 어느새 그 열정은 지나치게 타오르는 불길처럼 다가와, 결국 스스로를 태워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내 사랑도, 내 기쁨도, 심지어 슬픔조차 지나치게 과장되어 버렸다. 그래서 나는 이제 차분히, 온화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우리 모두는 결국 인간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남들이 말하는 ‘정답’이나 ‘완벽한 성공’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값지다. 우리는 더 이상 한결같은 감정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와, 매 순간 변화하는 내면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간다.


나는 내 삶에서 그 ‘변화’가 곧 내면의 진화임을 느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들었던 와이프의 현실적인 격려가, 한편으론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 담담한 위로를 전해주었다. “힘내, 이겨내!”라는 그 한 마디 속에, 삶의 잔인한 변화와 함께 그 변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우리가 가진 감정, 우리의 경험, 우리의 상처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오늘의 나를 만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때로는 변하고, 때로는 그 자리에 머물기도 한다. 결국, 사랑이나 성공, 또는 행복과 같은 추상적인 가치들은,

우리가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비로소 그 의미를 찾게 된다.


나는 내 안에서 끊임없이 흐르는 변화를 바라본다.

내면의 고요 속에 잠든 열정과, 지나간 시간들이 남긴 잔재들을 마주하며,

나 자신이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음을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한다.

“오늘도 다시 시작하자.”


우리는 모두 한때 그렇게 변했음을 기억하며,

더 이상 과거의 잔재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가지길 바란다.

그렇기에, 나는 내 삶의 변화 속에서 내면의 진화를 발견하며,

조용히, 담담하게, 그리고 희미하게 내 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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