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개인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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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나는 글이라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살아가던 사람이었다. 그저 ‘살아내는 것’이 전부였다. 감정이라는 것은 필요하지 않았고, 살아가기 위해선 욕구와 본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믿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사람들과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감정을 이해하고, 사랑을 알게 된 것도 20대가 되어서였다. 혼자일 때는 필요하지 않았던 감정들이,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오히려 나를 움직이는 전부가 되었다.
사랑은 내게 처음으로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한 사회생활’이었다. 백지 같던 나의 세계에 수많은 흔적을 남겨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해준 첫 사람, 첫 사랑에게 지금도 고맙다. 그 만남 이후 나는 비로소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이 곧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걸 배웠다. 그리고 그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직도 나는 서툴다. 내 세계는 여전히 어설프고 불완전하다. 하지만 무언가를 알고, 느끼고, 그걸 기록으로 남긴다는 경험은 내 삶에서 가장 묘하고도 강렬한 일이다. 기록을 하면 할수록 마음은 더 선명해지고, 그 선명함 속에서 나는 조금씩 나 자신을 찾아간다.
수없이 흩어지는 생각들을 모으다 보니 어느새 한 권의 소설이 되었다. 나는 늘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에 마음이 간다. 붙잡을 수 없는 죽음, 끝내 닿지 못하는 사랑, 다시 이어지지 않는 인연들. 그런 아련함이 내 시선을 오래 붙잡는다. 그래서 내 글들은 언제나 그리움과 부재, 그리고 사랑의 잔상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의 방향은 나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고 마음 한켠이 울린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나는 그 울림을 믿으며, 오늘도 내 안의 문장을 천천히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