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MORF

브랜딩을 해볼까

by someformoflove

AMORF

소설의 제목을 만들다 알게 된 단어였지만, 이상하게 그 순간부터 내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그냥 단어일 뿐인데, 하나의 세계처럼 느껴졌다.
‘형체 없음.’
나는 이 말이 너무 좋다.

어쩌면 우리는 애초에 형체가 없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분자와 원자, 혹은 그보다 더 작은 단위로 나누어진 세계 —
우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모든 것은 사실 작은 것들의 집합체일 뿐이다.
그조차도 완전히 증명할 수 없고, 설명할 수도 없다.

형체가 없는 것들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마음이라는 것도 결국 그렇다.
우리는 느끼고, 경험하며, 그것을 언어와 행동으로 규정할 뿐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어내며,
존재하지 않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그렇게 살아간다.

누가 정한 것인지도 모르게,
우리는 형체 없는 세상을 ‘형체 있는 세계’라 부르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 형체 없음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싶다.
그 말의 결, 그 모호한 틈, 그 보이지 않는 형태를.

사실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서 ‘맞다’ 거나 ‘아니다’라고 단정 짓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너에게 맞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내 생각이 그렇다면 그것 또한 충분하다.
그저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사회가 정해놓은 선 안에서 움직일 뿐.

하지만 그 바깥에도
무언가가 존재하는 듯하다.
형체 없는 그 무엇이, 여전히 우리 곁에...

keyword
작가의 이전글부크크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