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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formoflove Oct 25. 2024

네가 만든 내가 소멸 중이야.

너에게,


너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나는 요즘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는 기분이야. 네가 만든 나라는 존재가 점점 흐려지고 있어. 예전에는 분명하게 내 안에 있던 너에 대한 기억이, 이제는 조금씩 덧없이 희미해지는 게 느껴져. 이상하지? 분명히 너를 떠나려고 했는데, 왜 아직도 내가 이렇게 너 안에 갇혀 있는지 잘 모르겠어.


그때 우리가 나눈 말들이, 그 순간들이, 지금도 문득문득 떠오르곤 해. 그때 그 결정이 정말 옳은 것이었을까? 왜 우리는 그렇게 쉽게 끝을 선택했을까. 마음 한편에서는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한 질문들이 맴돌아. 네가 떠난 이후로 내 안에 남겨진 것은 무엇일까, 네가 떠나면서 가져간 것은 또 무엇일까. 정리하려고 애써도 끝내 명확해지지 않더라.


네가 없는 지금, 나는 여전히 그때의 결정을 되돌아보고 있어. 그때 우리가 더 솔직했더라면, 좀 더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더라면 달라질 수 있었을까? 아니면, 결국 같은 결말에 도달했을까? 그 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흐려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때의 기억이 더 깊어지는 것 같아. 이렇게 끝없이 되돌아보는 내가 조금 초라해 보이기도 해.


지금 나는 너를 그리워하는 걸까, 아니면 그때의 나를 그리워하는 걸까. 그때 내가 너와 함께일 때 느꼈던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아. 네가 없으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어도 공허하게 느껴지고, 네가 함께였을 때 내가 더 나답다고 생각했나 봐. 그래서일까. 지금의 나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어쩌면 지금의 나를 만든 건 너일지도 몰라. 나라는 사람이 네가 남긴 흔적 속에서 하나씩 변해왔으니까. 그렇지만 그 변화가 지금의 나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 건지는 잘 모르겠어. 오히려 점점 더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기분이야. 너를 떠나보낸 뒤로, 나라는 존재가 흐려져 가고 있는 걸 느끼는 게 더 아프기도 하고.


나 혼자서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사실 그게 아니었나 봐. 너 없이 살아가는 게 이렇게나 어려울 줄 몰랐어. 그런데, 또 이상하게도 이 감정이 후회인지 미련인지 잘 모르겠어. 그저 네가 없는 지금의 내가 익숙해지지 않았을 뿐인지, 아니면 네가 정말로 그리운 것인지… 그 경계는 여전히 흐릿해.


나는 결국 네가 떠나면서 남긴 빈 공간에 서서히 잠식되어 가고 있어. 너는 정말 괜찮은 건지 궁금해. 나만 이렇게 혼자 남아서 무너지는 기분일까, 아니면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네가 느끼는 감정은 어떤 건지 묻고 싶지만, 이젠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


이제는 더 이상 묻지 않으려 해. 어차피 답을 알 수 없는 질문들만 늘어나는 것 같으니까. 이렇게라도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물을게.


안녕이란 말, 너도 진심일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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