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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how Mar 04. 2018

SNS, 기적을 소통하다

_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인간의 소통 의지

21세기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로 전 세계가 안방에서 소통할 수 있는 시대이다. 

한때는 미니 홈피나 메신저를 통한 소통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으나, 스마트 폰이 등장하면서 이내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가 각광을 받고 있다. 

2006년에 최초로 시작된 트위터는 다른 웹 기반 네트워크와 달리 특정인과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전까지의 서비스와 차별화되었다. 

그로써 유명 선수의 국위선양 소식이나 인기 연예인들의 가십성 뉴스도 삽시간에 전파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도구가 되었다. 


특히 미국인 대학생 마크 저커버그에 의해 시작된 페이스 북은 2014년, 창립 10주년을 맞아 전 세계 페이스 북 이용자의 감동적인 이야기 10개를 선정하여 ‘Ten stories (페이스 북이 만든 10가지 감동적인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소개한 바 있다. 

그중에는 미국 뉴저지의 한 가구디자이너와 케냐 킬타마니 족의 소통방식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먼저, 영어를 할 줄 모르는 부족원이 옷감과 장식품을 만들어 스마트 폰으로 페이스 북에 접속해 사진을 올린다. 그것을 본 가구디자이너와 부족원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음으로써 가구디자이너는 아름다운 의자를 완성하는 것이다. 부족원들이 제조하여 가구 재료로 넘긴 물품들로부터 얻는 수익은 자신들의 부족 여성교육을 위해 사용된다.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이들의 물리적 거리를 뛰어 넘어 협업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페이스 북이라는 SNS 덕분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브라질 상파울루의 어느 노숙자 이야기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라이문도 소르비뉴'라는 이름의 70대 노숙자는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35년간 매일 같은 자리에서 시를 썼다. 그러던 2011년 어느 날, 우연히 그의 시를 읽고 감동받은 여성이 페이스 북에 그의 사연을 올리기 시작했다. 페이스 북에 오른 노숙자의 시는 마침내 한 출판 관계자의 눈에 띄었고 새로운 운명의 문이 열렸다. 거리의 시인 라이문도가 오래 소망해온 시집 출간의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소식이 끊겼던 동생에게서 연락을 받고 함께 살게 되면서 다시 가족의 일원이 되기도 했다. 이 역시 SNS를 통한 소통이 없었다면 쉽사리 일어나기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우리의 가슴을 가장 깊게 울린 사연은 한국인 쌍둥이의 기적적인 만남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지난 2013년 페이스 북을 통해 극적으로 다시 만나게 된 한국인 쌍둥이 자매 사만다와 아나이스는 무려 26년 동안이나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살았던 것이다. 더구나 그전까지 그들은 쌍둥인 줄도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 놀랍다.

현재 '아나이스'와 '사만다'로 살아가는 쌍둥이 자매는 1987년 11월 부산에서 태어났으나 불과 3개월 만에 각각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으로 입양되면서 생이별을 하고 말았다. 그런데, 2012년 겨울 영국 런던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던 아나이스가 친구로부터 뜻밖의 메시지를 전해 들었다.

“아나이스, 내가 엊그제 유 튜브 동영상 하나를 우연히 봤는데, 거기 나오는 아시아계 배우가 너랑 아주 많이 닮았어! 정말 신기할 정도야. 이 사진을 좀 봐바.”

친구가 보내준 사진 속 얼굴이 자신과 똑같이 생긴 것을 알고 크게 놀란 아나이스는 페이스 북을 뒤져 사만다라는 이름의 그녀와 쪽지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87년 11월 19일에 태어난 쌍둥이 자매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던 것이다.


무려 8,000km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살다가 26년 만에 서로를 발견하게 된 자매의 이야기는 알려지자마자 세계적으로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 


위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은 오늘날의 SNS라고 하는 소통의 도구가 없었다면 결코 쉽사리 일어나기 어려운 큰 사건들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SNS는 어떤 일상 혹은 특별한 사연을 공유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야기되고 주변 이웃들에게 빠르게 널리 퍼져나가는 것은 물론 함께 힘을 모아 전혀 뜻밖의 결과를 이루어내는 힘이 있는 것이다. 가상의 공간에서 한두 마디 나누는 것으로 시작되는 평범한 이들의 소통은 재난지역의 복구에 힘을 보태는 기금을 모으거나 길 잃은 고양이를 주인에게 찾아주거나 혹은 숨겨진 미담을 알리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의미 있는 소통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이 같은 SNS 사용자들 중에는 평범한 시민이 아닌 유명 연예인이나 한 나라의 대통령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꾸밈없는 일상생활 모습을 SNS에 공개하여 따뜻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국민들은 호감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트위터를 통해 국민과 정책 토론을 하곤 했는데, 그전까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양방향식 소통에 SNS가 매우 큰 의미와 가치가 있음을 간파했던 것이다. 

그는 선거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당선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 번의 대선 출마에서 모두 SNS를 통한 선거운동을 펼쳤고 멋진 성공을 거두었다. SNS의 속성을 잘 파악하고 온라인상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더 많은 지지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물론 페이스 북, 유 튜브 등 다양한 SNS를 활용하여 소통의 범위를 넓혔고 여성 단체나 흑인, 소외된 계층을 위한 맞춤 공약을 내세워 공감을 이끌어냈다. 


국민과 꾸준히 소통을 이어나간 결과, 그를 신뢰하는 이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가능해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얼마 전 지방선거에서도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펼쳐지기는 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스마트 폰 보급률이 가장 높은 나라인 만큼 우리나라도 앞으로의 선거에서 SNS를 잘 활용한다면 국민들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소통하는 지도자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구중궁궐 안에서 귀를 막은 채 홀로 장기판에서 장군 멍군을 두는 일이 결코 아니다. 최근, 어리석고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지도자의 최후를 지켜본 우리로서는 특히 열린 자세로 활발하게 소통하며 국민을 위한 정책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위정자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수많은 장점과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SNS의 부정적인 영향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 SNS가 빠른 시간 내 정보공유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검증되지 않은 잘못되고 왜곡된 정보들 또한 엄청난 확산력을 이용하여 빠르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짓뉴스라고 하는 거짓된 정보들은 일단 확산되면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인식과 판단에 선입견으로 작용하게 될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SNS 이용자들이다. 


여기서 SNS와 소통의 의미를 되짚어보아야 한다. 

소통이란 일방적인 정보의 유포와는 다르다.
오바마가 일반 대중들과 SNS를 통해 소통하고 성공을 거둔 것은
일방적인 정책 선전이 아니라,
대중들과 의견을 나누고 그들의 관심사에 귀를 기울이여,
그들의 요구를 이해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첨단기술도 결국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조화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 휴머니즘이 제거된 기술은 인간을 위한 기술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SNS가 인간 삶을 더욱 가치 있고 풍성하게 하는 불가결한 도구가 되기 위해서 이용자들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가 중요한 이유이다.             

  

somehow@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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