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8 별이 된 나의 슈나우저 뤼팽이
나는 지난해(2017년 02월27일), 이 매거진에 나의 반려견 뤼팽이와의 인연에 대해 쓴적이 있다. 지금, 나는 다시 뤼팽이와의 마지막시간을 이야기하며 인연의 처음과 끝에 대해 생각해본다. 만남이 있으면 언젠가는 헤어지는 법, 반드시 다가올 이별에대해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왔으나 막상 갑작스레 닥친 이별앞에서는 어떠한 다짐도 부질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헤어짐의 시간은 아무리 늦어도 언제나 너무 이르다!
그래서 다짐한다, 곁에 있는 사랑하는 모든 존재를, 사는 동안 열심히, 언제나 하루하루 더욱 열렬히 사랑하고 아껴주어야만 한다!
유난히 무더웠던 이번 여름을 무사히 이겨내는가 싶었으나 지난 화요일(20180828), 나와 함께 15년을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강아지 뤼팽이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췌장염도 극복한 씩씩한 녀석이 지난해 가을즈음부터 시작된 뇌신경장애에 의한 치매증상으로 조금씩 고통을 받기 시작해 1년이 채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2003년 5월 어느날 문득 우리에게 찾아온 그 사랑스럽던 녀석은 그로부터 15년동안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과 커다란 위안을 선물했다.
아무런 사심도 계산도없이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으며 순수하게 충심어린 열정만으로 열렬히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마지막날이 될때까지 뤼팽이는 최선을 다해 존재했다.
지나고보니 길지도 않았던 투병기간 몇개월을 나는 힘겨워했다.
그 고통을 몸소 견뎌내야 하는 녀석이 사실은 수십배 더 힘들었을 것인데, 곁에서 기저귀를 갈아주고 밥과 약을 먹이는 일만으로 나는 지쳐갔다...그리고 가끔 끝을 알 수 있기를 바랐고, 종종 어서 이 일이 끝나주기를 기대했다...그래서, 뤼팽이가 떠난 뒤 나는 마음이 아프고 부끄럽다.
이렇게 빨리 떠날 줄 알았더라면 좀더 잘해주었어야 했다.
그까짓 밤잠 좀 설치는 것은 몇개월 더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던 일이다...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어리석은 인간이라는 사실이 이번처럼 절망스럽게느껴진 적도 없다.
마지막 밤을 맞기 일주일전까지도 상태가 매우 호전되었고 앞으로 몇개월은 얼마든지 잘 살것같았는데, 병은 갑작스레 악화되었다. 상태가 나빠지면 급히 병원에 가서 해결이 되곤했던 이전까지와 달리 마지막에 악화된뒤로는 3-4일사이에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졌고 급기야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강제 종료'를 선택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뤼팽이는 마지막 하룻밤동안 고통스러워하다가 새벽녘 달려간 병원에서 진정제를 맞고 편안해진 상태에서 잠자듯 평온하게, 우리 곁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제 뤼팽이는 지난 15년동안 찍어온 수백장의 사진속에, 나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있다.
녀석이 떠날 때 나는 이렇게 되뇌었다.
나에게 와주어서 고맙고 최선을 다해 살아주어서 고맙고 나를 믿고 따라주어서 정말 고맙다...
뤼팽이도 사는 동안 행복했기를 바란다. 우리가 좋은 보호자였기를 기대한다.
뤼팽, 고마워! 잊지 않을게!
인연'뜻밖의 만남_우리집 뤼팽이 이야기_20170227
-뤼팽이와 저희 가족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궁금하시다면 함께 보아주세요.
https://brunch.co.kr/@somehow/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