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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how Oct 11. 2018

광고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우리말 훼손행위

SSG.com광고의 황당함

요즘 눈에 띄는 광고가 하나있다.


SSG.com  신세계광고 말이다.


처음 그 광고 나올 때는 '쓱'이라고 읽는다던가...그것도 별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갖다붙여가며 뭐하는 짓이냐하고 봤는데..요즘엔 더 가관이다...


방탄소년단의 한국어 노랫가사를 전세계 아이들이 한국어로 따라 떼창을 해대는 시대에 도대체 그처럼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광고를 광고랍시고 그럴 듯하게 포장하여 대다수 올바른 정신박힌 한국인들을 어리둥절하게만드는 그들의 저의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안그래도 줄임말이니 자모음파괴로 인한 우리말의 오염과 무질서가 마음에 안드는데,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퍼부어지는 저런 국적불명 의도불명의 쓰레기같은 광고를 접해야하는 시간이면 고통스럽다.


https://tv.naver.com/v/4056118



알고보니 이렇더구만.


'신세계'를 의미하는 자음 'ㅅㅅㄱ'을 활용, 모든 대화의 자음에 'ㅅㅅㄱ'을 대입해 새로운 언어처럼 표현.

'신선한데'는 '식석갓세'로,

'헐! 대박소름'은 '석! 새각소긋'으로,

'얼씨구'는 '섯씨구',

'믿음이 확 가네'는 '싯슷기 솩가세'로.  


그런데 왜 그러는건데요? 그렇게 니들만의 언어를 만들어 니들끼리 통하면 고급진건가요?


좋은 광고는 한번에 귀에 쏙쏙 들어와 박히는 건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

이걸 보고 신선하다는 사람도 있나보다. 저도 잘 모르겠으니까 얼결에 아 좋다...신선하다...새롭다...등등의 헛소리를 시작해대니 너도나도 그물결에 따라 한목소리로 좋다고  외치는 이들이 있나보다...저것에서 무엇을 느끼고 뭘 알아들었길래???

그러나 나는 정말 어처구니없고 한심한 발상이라고 생각될 뿐이다.

하다하다 이제는 별 말장난까지 하는구나싶다.   


신선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뭐든 남과 다르거나 남보다 먼저 생각해내는 것에 열광을 넘어 발광하며 쫓아가는 이들에게는.


하루가 다르게 오염되고 허물어져가는 한국어의 정체성이 늘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나로서는 저따위 시도는 용기도 새로운 시도도 아닌 그저 한심스러운 우리말 훼손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광고 혹은 대중매체의 엄청난 파급력을 생각할 때 저 광고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영향력이 훨씬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엊그제 한글날을 맞아 어느방송에선가 동일 상품명을 각각 한국어표기와 영어표기로 했을 때의 사람들의 선입견에 대해 조사했다. 한국어로 표기했을 때는 '촌스럽게' '싸구려처럼'느껴진다고 응답하더니, 영문으로 표기했을 때는 같은 상품이라도 '고급스럽게' 느끼고 두배이상 비싸게 가격을 책정하는 상황을 볼 수 있었다.

거리의 간판이나 상품명에도 영문으로만 표기되면 내용을 이해하고 말고를 떠나서 그것을 소비하는 자신이 고급스러워진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다.


그냥 그렇게나 한국말이 쪽팔리고 부끄러우면 이 나라를 떠나주길 바란다.


아름답고 멋지고 세상에 하나뿐인 최고의 언어를 모국어로 가진 국민으로서
잊혀져가는 우리말을 찾아 갈고닦아 더욱 널리 함께 쓰자고
광고를 해도 될까말까한 오늘의 시점에서,
한다는 짓이 멀쩡한 우리말 표현을 깨고 부수고 해체하여
언뜻 들어서는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게 만드는 행위는 멈추어주길 바란다.

우리의 선조들이 일제 36년의 고통스런 세월 속에서도 목숨걸고 지키려 했던
소중한 우리글과 말을 언제까지 이렇게 홀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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