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한곳에 여럿이 모여들다
‘선녀바위산’ 깊숙한 골짜기 양쪽에는 두 개의 숲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쪽 숲에는 초식동물들이 모여 살았고 다른 숲에는 육식동물들끼리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육식동물들은 호시탐탐 초식동물들을 잡아먹으려고 기회를 노렸습니다.
어느 화창한 여름날입니다. 초식동물의 숲에서 기린의 생일잔치가 열렸습니다.
“이야~! 생일잔치하기에 참 좋은 날이다, 그치? 키다리 기린아 생일 축하해~!”
“응응, 나무에도 맛좋은 열매들이 잔뜩 열렸으니 정말 좋은 계절이다, 그치?”
사슴과 얼룩말과 원숭이, 염소, 영양, 가젤 등 숲에 사는 초식동물들 모두 기린의 생일 축하하러 모였습니다.
“그래~! 다들 맛좋은 잎사귀와 열매들을 마음껏 먹고 즐기렴~ 헤헤헤~”
기린이 친구들에게 숲에서 가장 높은 나뭇가지를 아래쪽으로 끌어내려주며 말했습니다.
“그런데, 저건 뭐지? 쾨쾨한 냄새도 풍기고 똥파리들이 들꾀는 게 뭔가 이상한 게 있다~!”
높은 나뭇가지에서 보초를 서며 달콤한 열매를 따먹던 원숭이가 저 멀리 무언가 발견하고 친구들에게 알렸습니다. 원숭이가 가리키는 곳으로 초식동물 친구들이 몰려갔을 때, 그곳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것이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이건 우리가 먹는 풀이나 열매가 아닌 것 같아! 어떻게 하지…?”
“지독한 냄새가 나는 걸로 봐서 손대면 안 될 것 같아! 땅에 묻어버릴까?”
초식동물 친구들이 그 앞에서 술렁이고 있을 때, 육식동물의 숲 제일 높은 바위 꼭대기에서는 하이에나와 승냥이가 망원경으로 지켜보며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으흐흐… 만날 맛도 없는 풀만 뜯어먹는 멍청이 녀석들! 드디어 우리가 놓은 덫을 향해 들꾀었구나! 그래,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서라구… 어서…조금 더…조금 더…으히히~”
다음 순간, 초식동물들이 모여서 있던 땅바닥이 밑으로 푹 꺼져 내렸습니다.
순식간에 구덩이에 빠져버린 사슴과 얼룩말과 원숭이, 염소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으아악~! 살려줘~ 함정에 빠졌다! 도와줘~!”
그것을 본 하이에나와 승냥이는 함정에 빠진 먹잇감들을 건지러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들꾀다’는
‘한곳에 여럿이 모여들다.’의
뜻으로 쓰이는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