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셈

_어리석어서 이익과 손해를 잘 분별하지 못하는 셈

by somehow

옛날 어느 떠돌이 장사꾼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나귀 등에 짐을 싣고 먼 곳으로 다니며 여러 가지 물건을 팔았습니다.

“올해엔 소금이 귀하니까 소금 장사를 다녀야겠다!”

개울가에 이르러, 지친 나귀는 개울을 건너다 그만 물속에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다음 순간, 비틀거리며 일어서던 나귀는 깜짝 놀랐습니다.

무겁던 소금이 개울물에 닿아 녹아버려 짐이 가뿐해진 것입니다.

“어이쿠! 이런 멍청이 나귀같으니라구! 소금 장사 다 망했네!”

소금장수는 분통을 터뜨렸으나 그 후로 나귀는 가뿐하게 길을 갔습니다.


얼마 후, 장사꾼은 옷감과 이불솜을 팔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가던 나귀는 조금씩 힘이 들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서 개울이 나타나면 좋겠는데… 지난번처럼 물속에 일부러 넘어지면 짐이 더 가벼워질텐데…’

마침내 기다리던 개울이 나타났습니다.

나귀는 서둘러 개울물로 뛰어들었습니다.

“어이쿠! 신난다!”

그러나, 다시금 물속에서 몸을 일으키던 나귀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소금과 달리 옷감과 이불솜은 물을 잔뜩 흡수하여 처음보다 훨씬 무거워져 버린 것입니다.

등짐이 무거워 어쩔 줄 모르는 나귀에게 장사꾼이 한마디 했습니다.

“멍청한 나귀 녀석 같으니라구! 부엉이셈 밖에 안 되니까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거야!”




‘부엉이셈’이란
‘어리석어서 이익과 손해를 잘 분별하지 못하는 셈’을
비유적으로 뜻하는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

*부엉이가 수를 셀 때에는 반드시 짝으로 세는데,
그렇게 되면 하나가 없어지는 것은 알아도
짝으로 없어지는 것은 모른다하여 생긴 말입니다.




-201409 다시읽기* 한글은 힘이 세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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