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실습일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how Dec 07. 2021

현장실습 1일차

_첫 출근

|코로나검사의 악몽


2021년4월10일 토요일 오전 9시를 20여분 앞둔 시각, ◉◈▣노인주간보호센터에 도착했다.

동시에 체온을 재고 방명록에 신분과 도착시간과 체온을 기록한다.


그에 앞서, 실습을 진행했던 10주동안 매주 1회씩 동네의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검사를 받고 휴대폰 문자로 받은 음성확인증출근시 제출해야 했다. 백신이 나오기 이전 상황에서 대부분의 기관 출입 첫째 조건이 바로 코로나검사 음성결과지를 제출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지는 반드시 매주 실습일 이전 1주일내에 실시한 것이어야 했다.


선별진료소의 코로나검사를 10주에 걸쳐 10회씩이나 받다보니 나중에는 당연하게 적응을 하긴했으나 첫번째검사의 충격은 다음번 검사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으로 다가왔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검사 경험이 있어서 잘 알겠지만, 검사방법은 끝에 면봉같은 것이 달린 아주 길다란 스틱을 목구멍과 콧구멍 속으로 깊숙이 처넣는 방식으로 균을 채취하는 것이다. 목구멍은 그나마 견딜 만하지만, 아래 그림처럼 길다란 스틱이 훅 들어와 콧구멍의 뒷면을 긁을 때는 깜짝 놀랄만큼 자극적이고 불쾌감마저 느껴졌다. 생전 처음, 멋모르고 당한 충격은 다음번 검사기간까지 공포감으로 다가왔다. 또다시 무시무시한 검사봉이 콧구멍을 침범할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몸서리가 쳐졌다.

특히 첫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는, 사전 설문지를 작성하는 동안 은근한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만약, 내가 양성판정을 받으면 어쩌나...하는 것이었다. 나도 모르는새 무증상감염상태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사실 그 두려움은 열번이면 열번 모두 결코 가시지 않았다.


출처:https://www.joongang.co.kr/article/23718862#home




 ◉◈▣노인주간보호센터의 첫 풍경은 이렇다.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유리로 된 전면 벽과 출입문 옆에는 인터폰이 달려 있다. 종사자들은 지문을 눌러 열고 들어가지만 방문객이나 나같은 실습생, 자원봉사 등의 아르바이트생들은 벨을 누르면 안쪽에서 열어주어야 들어갈 수 있다. 밖으로 나올 때도 마찬가지다. 안쪽에 달린 장치에 종사자들의 지문이 입력되어 있어서 그들이 지문으로 열어주어야 그외 사람들은 나갈 수 있다. 그러니까 그 문은 닫히면 무조건 잠기게 되어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종사자의 지문으로만 확인되어야 출입가능하다.

이유는, 노인이용시설이며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자는 장기요양등급(1~5등급과 인지지원등급)을 받은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장기요양등급에서도 특히 인지지원등급이란, 경증치매환자 즉 초기 치매이므로 비교적 가벼운 상태에 해당한다. 그들은 어떤 경우 갑자기 집에 가겠다고 우기거나 출입이 자유로울 경우, 마음대로 나가버리는 경우가 돌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에, 사전예방을 위하여 복잡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노인복지시설 이용을 위해서는 장기요양등급을 받는게 유리하고 필수적이다.
그래야 나라에서 이용료를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장기요양등급은 1~5단계와 인지등급으로 나누어진다. 인지등급은 초기치매판정에 해당된다. 경증 치매질환자의 장기요양급여 이용 확대정책에 따라 2018년 1월1일 '인지지원등급'이 신설되어 재가급여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5등급과 인지등급은 치매환자에 해당하고 그 이상의 등급은 노화 등으로 인한 신체기능상의 문제로 다른 사람의 돌봄이 필요한 경우를 정도에 따라 나누고 있다.
4등급을 받은 내 어머니는 치매는 아니고, 신체적인 기능장애로 일정부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정되는 경우이다.

주간보호센터와 같은 재가노인복지시설 이용시 월 이용 한도액은 장기요양 등급별로 공단 부담 85% + 본인 부담 15%(시설이용시에는 20%)이다. 내 어머니의 경우를 예로 들면, 한달동안 주간보호센터 이용시 국가에서 총비용의 85%를 지원해주고 나머지 15%에 해당하는 비용만 우리가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그 한도액을 초과할 때는 100% 본인 부담이 된다.

그외 감경 대상자의 본인부담금은 6% 또는 9%, 기초생활 수급자는 본인부담금이 전혀 없다.


장기요양등급표


노화란 인생단계에서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로 인한 합병증뿐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기능의 문제 또한 비가역적으로 진행되는 노인들의 노후를 국가에서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제도는 다행스럽고 긍정적이라고 생각된다.

.

어리버리 첫날 첫발을 들이민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의 사회복지 현장실습이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

체온기록과 방명록 서명이 끝난뒤 함께 실습을 시작하게 된 생산직 동료 여자애 P(이후로 P라 칭하겠다)와 나는 차례로 출근하는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기존의 실습생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곧이어, 숨돌릴 틈도 없이 차례로 송영送迎차량을 타고 도착하는 노인이용자들을 맞이하는 일에 손을 보태기 시작했다.

[보내고 맞이한다는 의미의 송영送迎이란, 주간보호센터 측에서 마련한 차량으로 센터이용 시작 시간인 아침 9시 이전에 이용자인 각 노인들의 집을 돌며 집 앞에서 그들을 태우고 센터까지 이송, 또는 그 반대로 센터이용이 종료되는 오후 6시 즈음하여 동일 노선의 차량으로 노인들을 각자의 집앞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는 일을 뜻한다. 센터이용 노인들은 스스로 거동이 부자유스럽고 위태로운 우가 대부분이어서 이와같은 송영서비스는 거리제한 없이 노인이용자를 확보하는 유용한 수단이되고 있다.]


어르신들이(노인복지시설에서는 이용자인 대상에 대한 호칭을 '노인'또인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닌 '어르신'이라 칭하도록 공식화하고 있다) 서너명씩 출입구에 도착할 때마다 실습생들은 각자 맡겨진 임무를 수행한다. 

한 사람은 체온과 혈압 측정을 실시하고 주위에 소독액을 분사하며, 한 사람은 신발을 실내화로 바꾸어 주는 일을 맡는다. 또 한 사람은 개인위생 관리를 하는데, 세면대 근처에 비치된 간이작업대 위 가글액을 일정량씩 컵에 따라서 도착하는 노인들이 입안을 헹구고 손을 씻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내가 주로 했던 일이 바로 개인위생관리였다.

도착과 함께 이같은 개인위생관리까지 마친 노인들은 한쪽에 마련된 개인의자로 이동하여 숨을 돌리거나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하면서 모든 인원이 도착할 때까지 대기하기 시작한다.




|참고:코로나바이러스 검사, 어떻게 하는 걸까?

코로나바이러스는 코 뒤쪽과 목 뒤쪽을 면봉으로 긁어 분비물을 채취해 바이러스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사한다. 약 20㎝길이의 긴 면봉 2개로 검사한 뒤, 두 면봉을 하나의 통에 담아 운송한다. 코, 목 두 군데 중 하나라도 양성판정일 경우 바이러스 감염 '양성'으로 판정한다.    
  
코 검사는 겨울철 독감검사와 비슷하다. 긴 면봉으로 코를 꽤 깊이까지 찌르는데, 5초면 끝나지만,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콧속이 따갑고, 재채기도 종종 난다.
성인의 경우 최소 10㎝는 넣어야 제대로 검사가 된다. 가끔 조금 더 가느다란 검사 도구로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도 0.5㎜도 채 안 되는 도구지만 15㎝ 넘게, 코 뒤쪽 깊이까지 들어간다.

콧물은 밖으로도 흐르는데 굳이 왜 뒤쪽까지 찔러넣어 검사할까? 코 뒤쪽 점막에서 분비물(콧물)이 활발하게 생성되고, 바이러스 농도가 높아 한 번의 검사로 바이러스를 잡아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밖으로 흘러나온 콧물은 다른 오염물질이 묻어있을 확률도 높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일지라도 검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음성’ 판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제대로 검사하는 게 중요하다.

출처:https://www.joongang.co.kr/article/23718862#home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매거진의 이전글 D-나의 범죄경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