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대다

_얌전히 있지 못하고 철없이 촐랑거리다

by somehow

“전화 왔어용~! 전화 왔어용~~!”

부엌에서 김치를 담그느라 분주한 동철이 어머니의 휴대전화가 울렸습니다. 무심코 전화를 받은 어머니는 깜짝 놀라서 외쳤습니다.

“네에-? 우리 동철이가요? 어머나 세상에…이게 웬일이니? 알겠습니다, 당장 갈게요…네.”

어머니가 부랴부랴 도착한 곳은 사거리에 있는 정형외과였습니다.

“어머나, 세상에… 얘, 동철아, 어쩌다 이렇게 된 거니? 누가 떠밀었니, 싸웠어?”

한쪽 발목에 응급처치를 받고 응급실에 누워있는 동철이를 발견한 어머니가 달려와 침대 곁에 서있는 친구들을 돌아보며 물으셨습니다.

“아…그게 아니라… 엄마…그냥 내가 다친 거야…아야…아파…”

동철이가 겸연쩍은 얼굴로 이렇게 대답하자 옆에 서있던 담임선생님도 입을 열었습니다.

“동철이 어머니세요? 동철이가 학교에서 조금 다쳤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아이들 관리감독을 잘 못했습니다…”

그제서야 어머니는 알겠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고, 아니에요, 선생님이 무슨 잘못이 있으실까요… 쟤 동철이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나부대다가 그랬을 게 뻔하네요… 너희들이 같이 놀다가 그런 거니? 너희는 다친데 없니? 어쩌다 그랬니 그래?”

“동철이가요… 청소시간에…창틀에 올라가서 자기가 아이언 맨이라며…양철통 뒤집어쓰고 뛰어내렸거든요…그래서 발목을 다쳤대요… 저희들은 잘못한 거 없어요, 아줌마…”

친구들은 걱정스러운 듯 울상이 되어 머뭇거리며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래, 그랬을 거야…쟤가, 그렇게 까불거릴 때부터 알아봤지… 걱정 말고 너희들은 집에 가도 돼! 선생님도 저한테 맡기고 돌아가세요. 걱정 끼쳐서 정말 죄송합니다… 모든 것은 장난칠 때나 아닐 때나 가리지 못하고 촐랑거리고 나대는 아들 둔 제 잘못이지요…”

어머니는 머리가 땅에 닿도록 고개를 숙였습니다.



‘나부대다’는
‘얌전히 있지 못하고 철없이 촐랑거리다’의
뜻을 가진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

비슷한 말로 ’까불다, 나대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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