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춤저춤

_다리에 힘이 없어 다리를 조금 절며 걷는 모양

by somehow

오래전 옛날의 일입니다.

짚신을 만드는 일을 하는 맹 서방이 어느 날, 주문받은 짚신 100켤레를 등에 지고 장에 갑니다.

아내는 남편이 걱정스러워 마음을 놓지 못합니다.

“진짜 괜찮겠어요? 다리도 불편하고 짐도 많은데…”

“오늘 짚신 100켤레 가져다주고 돈을 받으면, 맛있는 엿을 사다 줄 테니 딱 기다리게!”

그날 저녁, 장에서 돌아오던 맹 서방이 도깨비 고개 중턱에 이르렀을 때입니다. 누군가 말을 걸어오는 소리에 돌아보니 허리가 굽은 노인이 어둠속에 서있었습니다.

“여보게, 자네는 왜 그렇게 다리를 저춤저춤 저는가?”

낯선 노인이 다가오며 맹서방의 걸음걸이에 대해 이렇게 물었습니다.

“네? 어릴 때 감나무에 올라갔다가 떨어져서 조금 다쳤습니다만…”

맹 서방은 갑자기 나타난 노인을 보고 약간 놀랐으나 침착하게 대답했습니다.

“감나무에는 왜 올라갔나? 조금 기다리면 알아서 떨어질 텐데…”

“편찮으신 아버님이 단감이 먹고 싶다 하셔서요. 드시고는 얼마 후 돌아가셨습니다만…”

그의 대답을 들은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습니다.

“아, 부모님을 위해 애쓰다 그랬구려? 혹시, 오늘 이 늙은이를 좀 업어다 줄 수 있겠나?”

맹 서방은 뜻밖의 부탁에 당황스러웠으나 순순히 노인을 업고 도깨비 고개를 넘었습니다.

“허허, 처음 본 늙은이를 두말없이 업고 고개를 넘어주니 정말로 심성이 착하구나! 그 보답으로 자네 다리를 낫게 해주겠네! 그럼, 잘 가게!”

허리 굽은 노인은 이렇게 말하고 손을 흔들며 희부연 새벽 어스름 사이로 걸어갔습니다.

“무슨 소리야… 다리를 낫게 하다니? 앗, 어느새 날이 밝아 버렸네…”

맹 서방이 바쁘게 집을 향해 걸음을 재촉할 때, 누군가 뒤에서 그를 불러 세웠습니다.

“혹시…맹 서방 아닌가?? 늘 저춤저춤하던 다리는 어떻게 된 거야? 아주 제대로 걷는구려!”

그제서야 맹 서방은 바르게 걷는 자신의 두 다리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습니다.

“허허, 정말로 다리가 나았네! 그 노인이 도깨비였을까…?!”


‘저춤저춤’이란
‘다리에 힘이 없어 다리를 조금 절며 걷는 모양.’을 뜻하는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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