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하다

_퍼진 소문이 왁자하다

by somehow

마을에서 좀 떨어진 어느 야트막한 산자락에는 수십 마리 강아지를 돌보며 사는 노인이 있습니다.

마을과의 거리가 있어서 평소에는 그렇지 않지만, 한밤중이나 흐린 날 또는 한여름에는 개 짖는 소리가 마을까지 퍼져가기도 합니다.

“소문 들었어요? 저 산 아래 개사육장에서 개를 키워 보신탕집에 넘긴다고 하더라고요…”

“주인이 개를 팔아서 돈을 엄청 벌었다는 소문은 애들도 알아요!”

이런 소문이 도는 가운데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회의를 열었습니다.

“다함께 가서 개사육장을 다른 데로 옮기든지 개 키우는 걸 그만두라고 합시다! 우리한테까지 피해를 끼칠지 몰라요!”

며칠 후, 마을대표들이 노인을 찾아가 마을사람들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여기는 개사육장이 아니라 유기견 보호시설입니다. 길에서 주인 잃은 강아지들을 하나둘 거두어 보살피다보니 어느새 50마리 정도가 됐지만, 내 자식처럼 생각하고 먹이고 함께 사는 것뿐이에요.”

주인 할아버지가 이렇게 설명했으나 마을대표들은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유기견들 데려다 키워서 보신탕집에 팔아서 돈을 번다는 소문이 짜하다고요! 듣고 보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데 거짓말하지 마세요, 영감님!”

그때였습니다. 보잘것없이 초라하나마 강아지들의 집으로 쓰이는 허름한 가건물 뒤쪽에서 청소를 하던 자원봉사자들이 나오며 말했습니다.

“사실이에요! 할아버지는 허드렛일을 해서 번 돈으로 유기견들을 정성껏 보살피고 입양을 원하는 분들께는 강아지들을 무료로 보내고 있어요. 저희가 매주 봉사하고 있어서 잘 압니다! 마을에 짜하게 퍼진 소문은 저희도 알고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으니 오해를 풀어주세요!”

“정말이에요? 그게 사실이라면, 제대로 알지 못하고 파다한 소문만 듣고 따지러 온 저희들이 죄송합니다… 어르신, 혹시 저희가 도움을 드릴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마을대표들은 자신들의 성급함을 사과하며 이렇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짜하다’는 ‘퍼진 소문이 왁자하다.’의 뜻으로
쓰이는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

비슷한 말로 ‘파다하다, 퍼지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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