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가지없다

_의지할 만한 대상이 없다. 다른 방도가 없다.

by somehow

<해여울 마을>에 있는 중국집 ‘행운각’에는 배달하는 천사 김 씨가 있습니다.

“얘들아, 학교 갔다 오니? 차 조심하고 집에 잘 돌아가~ 내일 또 보자!”

행운각 배달부 김 씨는 동네 아이들과도 스스럼없이 사귀는 친구 같은 아저씨였습니다.

“행운각 김 씨가 알부자래요… 얼마나 안 쓰고 안 먹고 사는지 돈을 꽤 많이 모았다죠!”

“중국음식 배달해서 얼마나 번다고… 아무튼 성실하고 착하기는 정말 천사지!”

40대의 김 씨는 고아원에서 자라며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못했고 약간의 언어장애가 있어서 말을 잘 하지 못하고 어눌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씨가 착하고 성실해서 행운각에서 일한 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는 성실성 하나로 사람들의 믿음을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비가 내리는 봄날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각에 오토바이로 배달을 나가던 김 씨는 사거리에서 빗길에 신호위반을 하며 달려오던 승용차와 정면충돌하고 말았습니다. 사고소식을 들은 동네 사람들은 모두 김 씨의 상태를 걱정했습니다.

“무사히 털고 일어나야 할 텐데… 의지가지없는 사람이 다쳐서 장애라도 생기면 어쩌나…”

“그러게요… 착한 사람이니까 꼭 살아날 거에요…”

사람들은 모두 김 씨의 무사귀환을 바랐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고 다음날 그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안타까워서 어쩌나… 그 천사 같이 착한 사람이 그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뜨다니…”

모두의 진심어린 슬픔 속에서 하늘나라로 떠난 뒤 뜻밖에도 김 씨에 관해 놀라운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행운각 김 씨가 살아생전에 무려 30명의 아이들에게 매달 후원을 해왔답니다. 월셋방 살림살이도 쓸 만한 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데, 월급의 80퍼센트를 매달 불우한 아이들에게 보내고 자기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답니다… 세상에, 부모도 모르고 의지가지없이 살면서 그렇게 남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다니… 바로 우리 곁에 진짜 천사가 있었어요!”

죽은 뒤에야 알려진 천사 같은 김 씨의 선행소식에 사람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의지가지없다’는
‘의지할 만한 대상이 없다. 또는 다른 방도가 없다.’의 뜻으로
쓰이는 재치 있는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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