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똑똑이

_자기만 혼자 잘나고 영악한 체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by somehow

“아이고 어쩌면 좋아요… 우리 자식들이 용돈하라고 매달 부쳐주는 돈, 아끼고 아껴 꽁꽁 모아둔 돈을 몽땅 뺏겼다우…”

가람마을 우물가에 사는 삼순이 할머니가 마을사람들에게 이렇게 하소연했습니다.

“어이쿠, 나도 지난주에 정부에서 나왔다는 사람한테 돈을 맡겼는데… 나도 뺏긴 거여?”

느티나무 정자 옆에 사는 봉칠이 할아버지도 화들짝 놀라서 되물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가람마을 노인들 중에는 누군가에게 돈을 뺏겼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어이구, 어쩌다가 다들 그 재산을 누구한테 뺏겼다는 거요?”

이장님이 걱정스레 물었습니다.

“그러게! 뭣이냐, 보이스 피싱인가 뭔가 하는 그놈들한테 속아서 돈을 내준 것이여? 얼마나 멍청하면 그런 사기를 당하는 거여? 못 났네 못 났어… 츠츠츠…”

칠복이 할아버지는 돈을 잃고 우는 사람들 곁에서 남의 일인 듯, 혀를 찰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장담할 일이 아닌데… 그놈들한테 말려들면 긴가민가하면서도 따르게 된다니까!”

또 다른 이웃 노인도 칠복이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똘똘하기로 이름난 칠복이 할아버지는 이렇게 큰소리를 치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무조건 돈을 찾으라느니, 정부에서 돈을 맡아준다느니 하는건 사기라고 방송에서 얼마나 떠들어댔는데, 그걸 잊고 돈을 내주다니! 나는 절대로 그런 바보짓은 안하지! 암, 그럼!!”

얼마 후, 노인의 날을 맞아 가람마을 마을회관에 동네 노인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요새 칠복이 영감이 안 보이네? 어디 갔나?”

노인들이 칠복이 할아버지를 궁금해하자 이장님이 코웃음을 치며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아, 그 윤똑똑이 칠복이 영감이 사기를 당해서 머리 싸매고 자리에 누웠답니다!”

“뭐라고? 혼자 그렇게 잘난 체를 하더니 보이스 피싱을 당했어? 윤똑똑이헛똑똑이였네!”

노인들은 그것 참 고소하다는 듯 이렇게 한목소리로 수군거렸습니다.


‘윤똑똑이’는
‘자기만 혼자 잘나고 영악한 체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뜻의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

(*헛똑똑이:겉으로는 아는 것이 많아 보이나,
정작 알아야 하는 것은 모르거나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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