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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how Mar 14. 2023

끝나지 않는 어머니의 고통

_스러져가는 노구老軀에는 고통만이 충만하다

3월11일.

입원3주만에 어머니는 퇴원하셨다.

낙상사고 3주만이고 골시멘트시술을 한지 2주만이다.

병원관계자들은 시술다음날부터는 침대에서 일어나 걸어서 화장실에도 다녀올 수 있으니 그렇게 하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비명을 멈추지 못했다.

조금만 움직이려 해도 고통을 호소했으며 나중에는 식사도 잘하지 못하고 조금 넘긴 것도 고스란히 토해내곤 했다....


어머니의 몸은 어느새 많이 위었다. 지난해 갈비뼈골절로 몇달동안 고생하는 동안에도 체중이 줄기는 했는데, 그때는 부기가 빠져 몸집이 적당히 보기좋은 정도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이번 3주간의 입원동안 허리의 통증으로 몸을 거의 일으켜세우거나 제발로 걸어 화장실가는일을 몹시 고통스러워하며 침대에만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살집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물론 평소의 체구도 비만형은 아니었으나 정상인의 팔다리와 적당한 뱃살까지 갖추어진 체형이었기에 이번 입원생활의 변화는 특별하게 느껴진다.


어쨌거나...3주가 다되도록 어머니는 고통속에 지내다 결국 지난 토요일, 퇴원을 결정했고 이후기간 동안 충분한 안정과 재활을 위해 남편과 내가 둘러본 몇군데 요양재활병원 중에서 한곳으로 전원을 가게 되었다.


며칠 전부터 입원을 위한 서류준비와 절차를 진행하고 오전11시경 @@@요양재활병원에 도착했다.

그런데, 원무과에 도착한 이후로 어머니와 보호자들은 뜻밖의 생이별을 겪어야했다.

최근 몇 년간의 코로나패닉을 겪은 요양병원들의 공통된 대처방식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환자분과 보호자들은 헤어져야 한다는 관계자의 말은, '늙고 중병 든 죄'를 지은 어머니를 볼모로 삼겠다는 소리로 들렸다.

어느새 늙고 병든 것이 큰 죄처럼 느껴진다.

너희들은 볼모로 잡은 어머니의 몸값만 성실히 지불하면 된다

이것은 진정 노인을 위한 나라일까, 노인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것만이 가능한 나라가 아닌가.


평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다가 진이 빠져버린 조그만 몸집에는 고통만이 들어찼다. 그것이 열심히 산 자의 최후가 되어서는 안되지 않는가.


요양원에 들어가, 다행히도 분위기도 사람들도 어머니께 크게 거슬리는 것은 없는 듯하다. 그러나 아무리 진통제를 삼켜도 여전히 고통은 줄지 않고 구토만 이어진다. 병원진료중 심한 빈혈이 발견되었다며 빈혈약까지 드시게 되었느데 그게 변비를 유발한다며 변비약까지 버무려 넣었다.병주고 약주고 하는 꼴이 그것이 아니겠나....그럼에도 할 수없이 매번 약을 삼키면 구토을 해대는 것을 지켜보며...문득 어머니가 진통제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오래전 허리며 무릎수술을 한 뒤에 처방받았던 강한 진통제를 먹었을 때도 구토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요양원 관계자와 상의하니 자기들도 그렇게 생각한다며..그럼에도 통증때문에 먹는 진통제를 구토때문에 빼자니 앞뒤가 안맞아 선뜻 뺄수도 없어서 나름대로 고민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구토는 영양흡수의 문제도 있고 그 순간 몸의 진을 더 빼게 만드는 고통이니 진통제를 조절해보자고 어젯밤에 이야기를 끝냈다.


3월14일

언제쯤 어머니의 고통이 끝날지 짐작할 수 없다. 어쩌면, 이번에 겪은 골절 이전에 이미 훨씬 전에 척추관협착으로 인한 부위의 통증이 계속되는 것은 아닌가 의심된다. 이번에 요추12번의 골절부위에 골시멘트를 바르며 그부위도 무슨 시술을 했다는데...그 와중에 신경들이 웃자란 것을 확인하고 신경손상을 우려하여 충분한 치료를 못하고 멈추었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어쩌면 이버너에 그렇게 다시 건드린 그 부분, 예전부터 아팠던 그 부위가 지금 그렇게  고통을 유발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된다...


혹시 다른 병원에 또 가봐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노인들의 의료비가 엄청나게 증가한다고 하더니, 내 어머니역시 그런 과정을 밟아나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육신의 고통이 정신마저 피폐하게 만드는....그 상황이 너무나 비통하다.

요양원입소를 위한 장기요양 급여종류변경[재가->시설]신청서도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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