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how Mar 26. 2023

뜻밖의 인연, 수영장에서

_결국 모두가 아는 사이

2023.03.24 금요일

6일차


코로나발생 2020년초 즈음부터 수영을 잠정적으로 중단했었다.

저 체육센터는 코로나 발생즈음인 2020년~2021년경 새로 지어졌다.


지난 글을 뒤져보니 지난해 처음 수영을 시작한게 7월 26일쯤인 듯하다. 그로부터 11월말 비타민회사를 그만두던 마지막날까지 그곳에서 수영을 했고 12월 들어서면서 다시 멈추었었다.

수영장에 갈 때마다, 그곳에는 안전요원이 있었다.

그녀도 나처럼 말랐고 키가 나보다는 조금 커보였고 나처럼 커트머리스타일이었다. 수영장에 갈때면 만나게 되는 안전요원과 나는 어느새 눈인사 정도는 나누는 사이가 되어있었다.


그러다 12월부터 이번 3월초까지 다시멈추었던 수영을 이번에 새로 시작하게되었다. 1월말께 우여곡절끝에 현재의 회사 ㅅㄹㅁ에 취업하면서 어느정도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았기 때문인지 다시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처음 ㅅㄹㅁ 검사팀에 입사했을때 나를 본 기존의 직원들은, 지난해 8월에 퇴사했다는 누군가 S라는 이름을 떠올리며 내인상이 그사람과 무척 비슷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다 엊그제, 내가 수영장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원들이 뜻밖의 말을 했다.

특히 내 옆자리의 고참선배 OOO이 이렇게 말했다.

거기 가면 안전요원이 있지?

네, 있어요, 갈 때마다 보는 데요?

그 사람이 S야! 내 옆, 바로 네가 앉은 그 자리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8월에 퇴사하고 안전요원이 됐어!

뭐라고요?! 마르고 남자처럼 생긴 여자, 그 사람이 S라고요, 정말요?

생긴 것도 닮았고 행동이나 심지어 글씨체도 둘이 닮았어!

아 그래요? 그런 인연이.....


지난해 7~8월즈음, 비타민회사에 다닐때 다시 시작한 수영. 그때부터 안전요원 그녀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이제는 얼굴을 알아보는 정도 사이가 되었다. 그런 그녀가, 내 앞에 근무하다 떠난 사람이라니! 그녀는 4년정도 근무했는데, 그전 1년동안 안전요원이되기 위해 준비하여 자격을 획득하고 마침내 지난해 8월, 지금의 스포츠센터에 취업하면서 퇴사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참 뜻밖이고 재미있는 인연이 아닌가.


이번에 들어간 회사에서 기존 직원들이 나를 보자마자 S를 닮았다며 바로 그녀를 떠올렸다는 사실이, 바로 그녀가 안전요원으로서 내가 다니는 수영장에서 항상 마주쳤다는 것이, 그 모든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도 그녀와 나는 이미 '아는' 사이였다는 사실도 재미있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날, 수영을 마치고 나오기 전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아는체를 했다.

OOO씨 아세요?

네? 아..네, 알아요...그런데 어떻게???

제가 그분과 같이 일해요, 지금.

아....그러세요? 그럼, ㅅㄹㅁ...다니세요? 어머나?!


그녀 역시 나의 이야기를 듣더니 어리둥절하면서도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처음으로 알게 된 그녀와 나의 공통분모에 관한 이야기, 재미있는 인연에 관한 이야기...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지만 이렇게 뜻밖의 인연의 고리를 알고 나니, 어쩌면 우리 모두는 한두 사람만 건너면 결국 다 아는 사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재미있는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자, 함께 일하는 동료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헤어질 때도 좋게 헤어져야 돼요.
회사 그만둘 때도 싸우고 원수진 것처럼
하고 떠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럼 안 될것 같아요...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니까요.
 
2023.03.24 pm.6:50


매거진의 이전글 수영, 연습곡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