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넉넉하지 못하고 조금 모자라다, 마음에 차지 않아 내키지 않다
옛날 어느 시골에 가난한 어머니와 아들이 살았습니다.
“어미는 가서 나물을 뜯을 테니 너는 약초를 캐오너라.”
두 사람은 평소 산에서 마련한 나물과 약초를 모아다가 장날이면 함께 내다 팔았습니다.
“오늘 산에서 귀한 산삼 한 뿌리를 캤어요. 어머니가 드셨으면 해요.”
어느 날, 산에서 산삼을 캔 아들은 어머니께 드리고 싶어 했지만 어머니는 고개를 저으셨어요.
“다 늙은 내가 그 귀한 걸 먹어서 뭐하겠니? 장에 내다 팔면 적잖은 돈을 벌 수 있을 텐데…그래야 네 장가 밑천을 한 푼이라도 마련할 거 아니냐?!”
어머니는 장가갈 나이가 지난 아들이 늘 걱정이었어요.
마을에도 봉수가 산삼을 캤다는 소문이 파다했어요.
“봉수 총각이 산삼을 캤다지? 내다 팔면 큰돈이 될 텐데…왜 갖고 있대?”
“글세, 아들은 어머니 드시라하고 어머니는 내다 팔라 하니까…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나봐…그럴 거면 나나 주면 잘 먹을 텐데 말이야…쩝!”
얼마 후, 배나무 집 딸 영애가 봉수에게 시집을 가겠다고 나섰습니다.
“뭐야? 네가 뭐가 모자라서 그런 알거지나 마찬가지인 노총각한테 시집을 가겠다는 거냐? 나는 영 초름하다!”
어머니가 펄쩍 뛰며 반대하시자 영애가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산삼처럼 귀한 약초를 발견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에요. 그런 귀한 것을 돈으로 냉큼 바꾸지 않고, 그 부모께 드리고자 하는 마음을 보니 본성이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에요. 배우자는 그런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말에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어요.
“그 집안이 초름하여 조금 걱정스럽긴 하다만, 네 생각이 바르니 둘이 노력하면 반드시 집안을 일으켜 세울 것 같구나!”
‘초름하다’는
1. 넉넉하지 못하고 조금 모자라다,
2. 마음에 차지 않아 내키지 않다, 는 뜻으로
앞부분에서는 2, 뒤에서는 1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_201409다시읽기*한글은 힘이 세다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