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행동이 가볍고 참을성이 없다
“엄마! 우리 오늘 놀이공원 간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맞죠?!”
일요일 아침, 밥을 먹던 기정이가 문득 생각난 듯 어머니께 여쭈었어요.
“얼른 가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
약속을 까맣게 잊고 있던 어머니가 당황하여 이렇게 핑계를 댔어요.
“어쩌지… 오늘은 장독대 청소를 해야 된단 말이야. 그래야 맛난 장을 담글 거 아니니…놀이공원은 다음에 가자, 응?”
“안돼요!! 12시 전에만 가면 오후 몇 시간은 놀 수 있어요! 얼른, 얼른!!”
“어휴…저 참을성 없는 녀석 고집을 어떻게 꺾나…알았어…”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어 볼 생각으로 장독대 청소를 시작했어요.
크고 작은 항아리들을 열어 깨끗하게 씻고 자리를 옮기기도 하는 것을 본 기정이는 시계를 보며 답답한 듯 팔을 걷어붙이고 다가왔어요.
‘아, 항아리가 100개는 되겠네…저 많은 걸 언제 다 닦지? 내가 도와서 얼른 끝내시도록 해야겠다…그래야 놀이동산에도 빨리 가지…어서 어서…’
"엄마, 이건 어떻게 할까요? 어서요, 작은 항아리들은 같은 것끼리 모으면 돼요…? 어, 어어….”
다음 순간, 손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기정이는 항아리 하나를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뒤이어, 와장창창…창창… 그 항아리가 또 다른 항아리에 부딪치며 연달아 몇 개의 항아리들이 박살이 나고 말았어요.
“아이고 세상에!! 아침부터 자발없이 굴더니 쪼끄만 녀석이 돕기는 뭘 도와? 당장 저리 못 가? 이렇게 큰 사고를 쳤으니 오늘 놀이공원은 못 가겠다! 너도 인정하지?!”
어머니의 호통에 기정이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물러나고 말았어요.
‘자발없다’는
‘행동이 가볍고 참을성이 없다’는 뜻으로 쓰이는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
_201409다시읽기*한글은 힘이 세다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