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접다

_순박하고 진실하다

by somehow

“우와!! 저게 바로 남산 타워로구나?!”

“저기 저 높은 건물은 사진으로만 보았던 63 빌딩이야!! 정말 63층일까?”

"도로에 자동차가 넘쳐나잖아~ 저렇게 많은 자동차는 실제로 처음 보네~!"

난생처음 보는 높은 빌딩과 거리에 넘치는 자동차들을 보며 아이들은 정말로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은 남해안의 ‘해미도(島)’ 아이들이 자매결연을 맺은 서울 호동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초대로 서울에 왔습니다.

첫날 점심식사는 63 빌딩의 뷔페식당에서 먹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먹는 걸 뷔페라고 한다며?”

“그래, 먹고 싶은 걸 자기 마음대로 갖다 먹는 거래…”

아이들은 어색해하면서도 즐겁게 처음 보는 여러 가지 음식들을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잠시 화장실에 갈 사람은 얼른 갔다 오세요!”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4학년 영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영진아! 영진아!!”

선생님들은 뷔페식당과 화장실 주변을 살폈습니다.

“거기… 영진이 아니니? 무슨 일이냐, 왜 이러고 있어?!”

한참 만에 복도 끝 계단참에서 울고 있는 영진이를 담임선생님이 발견했습니다.

영진이는 울면서 이렇게 자초지종을 설명했어요.

“화장실에 가는데...어떤 아저씨가 서울에서는 화장실 사용료를 내야 한다면서 가방을 맡아줄 테니 얼른 갔다 와서 내라고 했어요…그래서 제가 볼일을 보고 나오니까, 가방도 그 아저씨도 없어져버렸어요…흑흑!”

“허참! 눈 뜨고도 코 베인다더니… 숫저운 어린아이 주머니를 다 털어 가는 사람들이 있구나! 참, 무서운 세상이로군!”

해미도에서 태어나고 30년 가까이 그곳에 사시는 선생님이 이렇게 한탄하셨습니다.



‘숫접다’는
‘순박하고 진실하다’라는 뜻을 가진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_201409다시읽기*한글은 힘이세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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