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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how Aug 15. 2024

자빠진 김에 쉬어가야 할듯...

_엄청난 통증을 예상케하는 수술을 앞두고

왜일까?


갑자기 내게 닥친 일.


5월중하순께였나, 어느날 불현듯 오른쪽 가슴아래, 갈비뼈가 만져지는 부위에 통증이 시작됐다.


뭐지?


서서히 볼록 솟으며 주위가 아파왔다.

혹처럼 도드라진 그것은 말랑말랑하고 아팠다.

그로부터 한동안 통증을 동반한 혹은 점점 커졌다.


암인가?

암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그 정체를 드러내기도 하나, 싶어 황당하면서도

어떻게 할지 당황스러웠다.

정확히 유방도 아닌데 유방외과에 가봐야하나?

가슴팍이니 흉부외과에 가는게 맞나?


여기저기 검색을 하고 일단 예약을 하려해도 수개월씩 이후에나 가능했다.

나는 은근히 마음이 바빠졌고, 집에서 상대적으로 가깝고 그나마 제일 빠른 예약(두달 후)이 가능한 ㅇㅅㅂ병원으로 전화를 걸었다. 예약상담원은 내 상태를 듣고는 어느과로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전문 간호사를 바꿔주었고, 그녀는 일단 외과로 잡아주었다.  그때까지 기다리는 사이, 한달후 원래다니던 산부인과에 정기검진을 가서 의사를 만났다.

정기검진으로 유방검진으로 초음파검사를 받았는데, 의사가 갑자기 허둥대며 더 잘한다는 유방외과 의사에게 나를 보냈다.

그는, 1년에 유방암수술 수천 건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며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곳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다. 여자분들은 다 알, 두개의 투명플라스틱 판으로 (풍만하거나 혹은 그 반대이거나인 상태의)유방을 쥐어짜 눌러 최대한 평평하게 만들어놓고 찍는 유방촬영술.

나는 풍만형의 완전 반대이기에....그 찰나의 고통이 상상을 초월케하는 그 사진을

더 젊을 때는 그래도 참아가며 여러번 찍었는데, 최근에는 더 참기가 힘들어져버렸다. 그래서 거부했다.

다시는 그따위 끔찍한 촬영따위 안하겠다고 버텼었다. 그냥 초음파정도로 확인하기로 했다.


그랬는데, 그 유능하다는 의사가 살살 꼬셨다. 그 사진을 찍어야 제대로 병변을 찾아낼 수있다며...할 수 없이 그날 그 맘모그램을 찍고 말았다. 그 찰나의 고통을 인식하지 않으려 울면서, 딴생각에 집중해가며.

암튼 결론은 그 검사로는내 우측 가슴팍의 괴이한 혹덩어리의 정체는 밝혀낼 수 없었다.


그후, ㅇㅅㅂ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시작하여, 나는 외과-유방외과-심장혈관흉부외과로 보내졌다.

그리고 친절하고 자상한 의사를 만나 내 병변의 근원과 삭제방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수술만이 답이다.

암덩어리는 아니고 지방종도 아니고, 농양이란다.


쉽게 말해 고름덩어리.


갈비뼈아래, 흉벽 위쪽에서 생긴 고름이 어느정도 차오르다, 비좁으니 갈비뼈사이로 혹처럼 넘쳐 올라 것이다. 처음엔 아프고 말랑말랑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고 의사를 만났을 때는 아프지도 않고 어느정도 단단해다.

고름이 살이 되지는 않을테니...긁어내야 한다며 몇가지 검사를 더 한 이후에 의사는 수술일정을 잡아준다.

수술은 90분에서 120분정도, 전날 입원 다음날 수술, 총입원기간은 열흘정도.

좀 아플거라고 한다.

그 소리를 몇번 하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무척 아플게 틀림없어 보인다.


얼마전 조직검사하느라 바늘자국이 난 자리를 째고

갈비뼈 사이에 있는 농을 싹싹 긁어내고 아마도 갈비뼈를 오므려 맞닿게 해주어야 한단다.

바로 그것때문에 아플거라는.

치아교정으로 치아들을 강제로 움직여 잡아매두어도 아픈데, 하물며

멀쩡하게 제 모양대로 자리잡고 있는 갈비뼈 두가닥을 서로 당겨 붙인다니!


얼마나 아프면, 자가통증조절기까지 달아줄 거라고 친절하게 말한다.

진통제가 들어가지만, 그래도 아프면 스스로 버튼을 눌러 진통제를 추가로 주입할 수있게 해준단다.

오마이갓이다....


태어나 수술이라고는....대졸이후이던가, 두번 다 그리 큰 고통은 없었던 간단한 경험들 뿐이다.


이제 50대 말이 되어서야, 뜻밖에도 이토록 끔찍한 고통이 예견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니!

 

또 나의 남편과 자매들에게는 물론,

나로 인해 함께 손발을 맞춰 일하는 요양원 동료들도 민폐를 끼치게 되어 그 또한 고통스럽다.

20일 입원, 21일 수술로 예정되었기에 18일까지 근무하고 휴직에 들어간다.




*유방촬영술은 유방 조직을 찍는 엑스레이이다.

흔히 맘모, 맘모그램 등의 용어로도 불린단다. 유방촬영술은 유방조직에 생긴 병변을 찾는 검사로 주로 혹이나 석회화를 찾을 수 있고, 유방암 증상이 없는 조기 암 발견을 위해서도 시행한다.

또, 국가건강검진의 필수항목이란다. 이 검사로 유방암이 확인된 경우에만 치료비 혜택이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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