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당일퇴원 결정이 나면 수속이나 뭐나 오래 걸린다더니 다행스레 두어시간만에 모두 끝이 났다.
수술후 3~4일째부터 설사가 이어지고 아무리 밥을 먹어도, 지사제를 하루 세번씩 먹어도 그치지 않았다.
처음엔 하루 두번씩 맞는 항생제 수액때문인지 밥이든 죽이든 먹기도 쉽지 않았으나 조금씩 그것에도 익숙해졌으나 설사는 이어졌다.
그래도 배는 아프지 않으니 설사따위 대수롭지도 않다.
집에 갔다가 일주일뒤, 9월5일에 실밥을 풀러 병원에 다시가면 된다.
모든것은 시간이 해결한다....
수술한 날로부터 하루이틀....꿰맨자리가 아파서 기침하기도 힘들었고 주렁거리는 배액관을 달고 화장실에 다니는것도 쉽지 않았으나 조금씩 시간이 흐르면서 통증의 정도도 줄어갔다. 처음엔 종종 눌러야했던 자가통증조절기 버튼도 언제부턴가 거의 건드리지 않게 되었고 일주일째에는 제거했다.
수술 며칠 후부터 먹기 시작한 결핵약을 이제 계속, 적어도 1년 혹은 그이상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시간이 가면 안정이 되고 습관이 되고 상처도 아물 것이다.
그렇게되기까지,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입원기간, 수차례 객담검사를 진행했다.
현재까지는 객담에서는 결핵균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나, 배양검사중인 객담에서 만에 하나라도 결핵균이 나온다면 근무했던 요양원에도 역학조사가 들어가게된다고 보건소관계자는 말했다.
그사실이 현재 나에게는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다.
폐외결핵이므로 전염성이 없다고 보면서도 만에 하나, 그럴까봐, 객담검사를 수차례 이어가는 것이다.
어느정도, 그들의 기준에 비추어 여러차례의 객담배양검사에서도 균이 나오지 않아야, 그때서야 포기를 할 모양이다. 그래야만, 역학조사를 피할 수 있다.
마음이 복잡하다.
사실 요양원 측에서는 나의 이러한 병력에대해 아직까지 알지 못한다.
이사실을 알게되면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될까.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일까, 걱정스럽다.
모두에게,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은 못 되더라도
두번 다시 엮이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치부되는게 두렵다.
그럼에도, 그런 두려움을 무릅쓰고 나는 곧 동료 중 누군가를 만나 나의 병력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려 한다.
그리고 요양원대표에게도 먼저 이야기하고 나의 심정을 토로하고 진심을 전하며 인간적으로 지지를 구하고 싶다.
나는 그곳의 모든 이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기쁘고 보람되었기에, 이후로도 그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