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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사람 Feb 10. 2024

[방황일기] 타인의 시선 속 나 : 부정편

주변에서 본 시선과 ADHD 증상들

  나는 세상이 원하는 기준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돈, 능력, 지능, 외모 대신 우울, 불안 ADHD가 있다. 항상 불안했고 성취를 이루어본 경험이 적으니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어차피 목표를 못 이룰것을 너무 어린나이부터 깨달았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어린나이에 성공한 사람들이 많았다. 끊임없이 남들과 나를 비교하는 저주받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나는 스스로를 나락으로 끌고들어갔다.


 정신과에 다니기 시작하고 ADHD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우울은 예상했지만 ADHD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라는 혼란을 불러왔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지?

가족들은 오히려 쿨하게 받아들여주었다. 오히려 우울증보다 ADHD를 가볍게 여겨주었다. 그리고 어린시절 나의 상태와 우울 그리고 전반적인 정신상태 등 특이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서 받은 나에 대한 이야기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은 ADHD 증상과 부합했다.


가족 : 극단성, 손톱 물어뜯기

 가족들이 본 나의 모습은 다양했다. 먼저 극단성이다. 감정의 기복이 심했고 잘하는 것과 못하는것의 차이가 극명했다. 엄마가 이모랑 본 영화 같이 사소한것은 기억했으나 기억해야할 방금 검색한 내용도 잊어버릴 때가 있었다. 나는 이것을 그저 내 관심사와 아닌것의 차이인줄 알았으나 이러한 극단성 또한 adhd의 증상이었다. 일상 분야의 극단성만이 아닌 감정의 양극성이 가장 큰 문제가 되었다. 감정이 외부 자극에 의해 천국과 지옥이 분단위로 오갔다. 나 또한 감당이 안되었고 살이 빠지고 신체적으로 증상이 나타났다. 이렇게 기복이 심하니 주변 그리고 부모님, 가까운 친구 같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쁨과 슬픔 모두 많이 주었다. 그리고 나는 가장 가깝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주었다. 감정의 기복은 지금까지도 내가 정말 힘들어 하는 부분이다.

  약 10살때 부터 지금 까지 계속되는 습관은 손톱 계속 뜯는다는것이다. 어머니는 어린 나에게 그렇게 계속 뜯다가 미래의 애인티 싫어할거라고 말하곤 하셨다. 나는 손톱뜨는 여자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성인이 된 후에도 습관을 고치지 못한 나는 그냥 그렇게 살다가 가끔 네일 아트를 받는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지금도 나는 습관적으로 손톱이나 옆 살을 뜯곤하고 불안감이나 스트레스가 극심해졌을때 더더욱 심하게 뜯는다. 이것도 성인 adhd 혹은 강박증 같이 정신과적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친구, 회사 언니 :  눈치가 없다.

 이 또한 adhd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착하지만 눈치가 없는 친구 그게 나다. 오죽하면 친구 뿐만 아니라 사주 아저씨도 사주 속 내 성격이 둔한 곰같다고 하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눈치는 어느정도 타고나는것으로 adhd인 나는 이 부분은 포기하기로했다. 타고난 내향적인 성격과 adhd 덕분에 나는 남 눈치는 보면서 눈치는 절대 없는 환장의 성인 adhd 가되었다. 그나마 지금은 많은 눈물과 시행착오 그리고 지적으로 인해 예전보다는 눈치가 생긴편이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내가 사기를 당하거나 다단계에 빠진적은 없다. 안타까운것은 그저 눈치가 없으면 모를까 이는 상황이나 말의 맥락을 못읽는 불상사를 가져왔다.


 구, 현 애인 : 말의 액면만 본다

이는 눈치가 없다는 말과 비슷한 말이지만 조금 더 구체적이다. 구,현 애인 모두에게 들은 이 말 또한 나의 눈치 키우기 훈련과 같이 이어졌다. 좋게 말하면 단순하다는거지만 나는 말한 사람의 속내를 모르니 당연히 겉으로 들리는 말만 듣고 입력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상대가 장난으로 하는 말이라도 나는 그 원래뜻이 안좋은 뜻이면 바로 기분이 상했다. 혹은 칭찬을 하면 그게 칭찬인거지 비꼬는건지 알지 못한적도 있었던것같다. (이 부분은 내가 눈치가 없어서 잘 모르고 지나갔을 확률이 높다.) 이런일은 일상생활 보다는 업무에서 문제를 가지고 왔다. 업무적으로 일을 시키면 a만 시키면 a만 했다. a를 시켜서 a를 한것인데 거기에 a-1 a-2가 있는줄 깨닫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새삼 세상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나는 과거에 내가 adhd인줄도 모르고  죽기 살기로 내 탓만 끊임없이 하면서 직장생활을 했다.


 직장 상사, 친구 : 세상에 중심은 나

 검색창에 성인 adhd 증상 중 자기중심적이라는게 대표 증상 중 하나로 나왔다. 단순히 이기적이거나 예의없는것이 아닌 방향과 시선의 문제로 주변이 안보이는것이다. 그렇게 주변이 안보이니 내 시선대로 상황을 설명하거나 남이 뭘 필요로 하는지 놓칠때가 많았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보고서를 쓸때 보고서에 나만의 언어로 보고서를 쓰거나 시킨일만 하는것이었다. 정말 주변이 내시선에 들어오지 않는다는것이다.

상대가 말해주지 않으면 모르고 들리는대로 듣고 해석하다 보니 나만의 세계에 쉽게 빠지고 나만의 시선이 생각이 생겨버린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친한 친구는 내가 자기중심적인 삶의 방향성을 가지고있다고 보았다. 이기적인것이 아니라 내 삶에 대한 방향이 오로지 나를 위해 굴러간다는 뜻이었다. 이 친구는 자기 위주로 삶을 사는것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양보도 하고 배려도 하고 착하지만 내 삶에 대한 키는 자신이 쥐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좋게 말하면 줏대 있는거고 안 좋게 말하면 고집이 있는편 아닐까.


 거의 모든 사람들 : 급한 성격, 조급함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아무래도 성격이 급하다 일것이고 거의 모두에게 들었다. 물론 정확도는 없다. 그렇다고 숙제를 안하거나 과제를 제출못한적은 없었다. 그저 엉망진창으로 해치웠을뿐이었다. 뭐든지 해치우기 급급했다. 결국 이는 삶의 부스러기를 만드는 지름길이 되었다. 정확도가 떨어지니 직장에서 신뢰를 주지 못하였다. 눈치는 없지 성격은 더럽게 급하지 환장의 콜라보였다. 어찌저찌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렇게 대부분의 일들은 나에게 좋야하는것 좋아서 하는것이 아닌 해야하는것들이었다.

나는 시간에 대한 조급함이 많다. 나는 약속시간에 너무너무 빨리 나간적이 꽤 있다. 그리고 물론 늦은적도 있다. 결국 너무 빠르거나 늦거나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오자 adhd 진단을 받기 전 이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 훈련을 시작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또한 adhd의 증상이 될수도 있다고 하였다. 나는 마냥 미루는것만 adhd의 증상인줄 알았지만 adhd로 인한 불안증으로 인해 예정 시간보다 30분~1시간씩 일찍 가는것도 증상이 될수도 있다고 하였다

 


 지금까지 나는 주변에서 살면서 들어온 나에 대한 피드백(부스러기)들을 adhd 증상과 퍼즐 맞추기를 하였다. 약 30년 어리지도 않고 내 한몸 책임져야하는 나이가 되니 쌓아온 부스러기들이 보였다. 나도 내가 살면서 이렇게 많은 그리고 공통된 피드백을 많이 받은지는 몰랐었다. adhd 증상들과 부정적인것을 쓰다보니 만성적인 우울감이 더 심해질것같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내 감정을 조금이라도 다스리고 조절하고싶었다. 나는 계속 도망다니는 삶을 살고있기 때문에 이렇게 해서 내 상황과 상처를 을 마주하는것으로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 정신없던 나의 머릿속을 글로 정리하는것만으로 나에게는 엄청난 발전이라고 위안을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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