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요양보호사, 누가 그들을 지켜주나요?
초고령사회, 복지 확대, 돌봄의 중요성. 우리는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 돌봄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삶은 얼마나 안전하고 존중받고 있을까? 이 글은 오늘도 현장에서 어르신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들의 이야기다. 뉴스 속 그들의 하루는,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사회의 민낯이다.
요양보호사 박모 씨는 하루 평균 14시간을 근무하며 중증 장애를 가진 어르신 세 명을 돌봤다. 무거운 환자를 반복해서 부축하던 중 허리 부상을 입었지만, 별다른 지원 없이 일을 계속해야 했다. 산재보험 적용은커녕, 치료비도 전액 본인 부담이었다.
“일하다 다쳤지만, 누구도 이걸 사회적 문제로 보지 않아요.” — 박모 씨, 요양보호사 (2024.04, 언론 인터뷰 中)
그의 사례는 특정인의 일이 아니라, 전국 요양보호사들이 겪는 일상의 축소판이다.
또 다른 요양보호사 이모 씨는 알코올 의존이 있는 환자를 돌보다가 가족들의 무리한 요구와 폭언에 시달렸다. 이 씨는 말했다.
“돌봄 뿐 아니라 가족까지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정서적 소진이 너무 심합니다.”
2023년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요양보호사의 41.3%가 감정적 학대(언어폭력, 무시, 폭언 등)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심리 상담이나 케어 매니지먼트 교육, 감정노동 관리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인천 지역의 요양보호사 김 씨는 야간에도 호출을 받아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그는 “밤에도 보호자가 전화해 오고, 근무 외 요청을 받는다”며 “수당은커녕, 거절하면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듣는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24시간 대기’가 암묵적 규범처럼 작동하는 상황은 돌봄 노동의 경계가 허물어진 구조를 보여준다. 특히 방문요양 서비스는 실제 노동 시간이 아닌 ‘케어 시간’만 인정되며, 이동 시간이나 대기 시간은 전액 무급이다.
요양보호사의 대부분은 간접 고용 형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수급자에게 급여를 지원하지만, 보호사들은 기관과의 개별 계약을 통해 파견되어 실제로는 근로자보다 ‘하청 인력’에 가까운 위치에 놓인다.
2024년 현재 기준으로 방문요양 요양보호사의 시급은 1만 2000원 내외. 그나마도 이동시간이나 감정노동에 대한 보상은 없다.
“자격증이 있어도 사회적 인식은 ‘도우미’ 수준이죠.” — 돌봄 NGO 관계자
그들의 고된 노동은 돌봄의 필수적 기반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에 걸맞은 보상도, 존중도 제공하지 않는다.
‘고귀한 직업’이라 말하면서도, 책임은 사회가 아닌 그들 개인에게 전가된다.
요양보호사는 한 사람의 하루를 책임지는 존재이자, 그 가족의 평온을 지키는 버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이들을 낮은 임금의 단순 노동자로 인식하고 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보다 필요한 건 존중이다 ― 그러나, 존중은 제도에서 시작된다.”
누군가는 말한다. 요양보호사에게 필요한 건 ‘존중’이라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존중은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할까?
현장의 목소리는 명확하다. 제도와 처우가 먼저다.
아무리 고귀한 직업이라 말해도, 최저임금 수준의 보수와 불안정한 고용, 무급 감정노동이 반복되는 현실에서 존중은 공허한 말이 된다.
국가가 초고령사회 진입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핵심을 지탱하는 인력에 대한 구조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요양보호사는 이제 ‘자격증 있는 도우미’가 아니라, ‘사회적 돌봄 시스템의 핵심 전문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 변화는 사회적 인식이 아니라, 법과 제도, 그리고 예산으로 먼저 말해야 한다.
최근 들어,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돌봄이 지속 가능하려면 현장의 사람들이 먼저 존중받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시도들이 조심스럽게 등장하고 있다.
기술 기반으로 요양보호사의 업무 강도를 낮추고, 지역 사회 안에서 관계 기반의 돌봄을 실현하려는 모델도 일부 실험 중이다.
(이런 시도에는 케어 플랫폼 ‘순시미’, 커뮤니티형 케어 모델을 지향하는 대교 뉴이프 등도 포함된다.)
이런 움직임이야말로, 제도로 이어지는 존중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돌봄은 더 이상 ‘선의’만으로 유지될 수 없다.
요양보호사의 노동이 지속 가능해지려면, 감정노동과 신체 노동을 인정하고 정당한 보상과 안전한 근무환경을 제도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단 하나의 정책이나 법이 아닌, 우리가 이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다루는 가에서 시작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요양보호사의 목소리를 ‘사회적 신호’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