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떴을 때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43분이었다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2시 43분을 지나갔음에도 불과하고
왜 내 머릿속에 쉽게 각인된 새벽의 시간이 된 걸까?
깨어나기 전 어떤 꿈을 꾸었던 것 같았는데 잘 기억이 나진 않는다
그 꿈은 한겨울이었고 지나간 옛 연인이 내 손을 어루만져 주며
사랑한다고 말했던 건 기억이 나는데 정확히는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잘 기억나진 않는다
나는 겨울의 찬 바람을 맞으면 두 볼이 빨갛게 변한다
어쩌면 사랑을 하고 있는 걸 가장 잘 나타내는 상태인 거 같지만
난 그대로 내 사랑에게서 도망친다
내 사랑에게서 어지러운 마음이 살짝 식 들고, 추운 겨울바람이
그 사이를 파고 들어와서 정말로 이 사랑은 어지러운 사랑이란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겠지만 그래도 도망친다
그래봤자 내가 어디 가겠나
도망치는 것도 내 사랑이라고 감싸며
또 그 사랑조차 책임지려 들겠지
희미해져가는 마음도 사랑이라고 다시 이름 지어
또 한 번 사랑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