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뭐 하나 제대로 마무리 짓는 게 없었어
성격이 급한 사람으로 태어난 탓을 하면서 지냈거든
그래서 더 마무리를 짓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살아온 거 같아
업무를 할 때도 항상 처음은 멋지고 크게 시작해서
많은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를 온몸으로 받았지만
끝은 항상 애매하거나 깔끔하지 못해서 애먹는 사람이 되었지
당신과의 관계도 몇 번의 이별 끝에 지금의 이별에 다다른 게 아닐까 싶어
어쩌면 나는 몇 번씩 당신과 끊어지면서 마무리 짓는 방법을 배운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이번의 이별은 어땠어?
깔끔했을까 아니면 또 일방적인 회피었을까
가끔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과, 앞서간 마음이 충돌할 때 만나는 이별은
왜 이렇게 사람을 후벼파고 드는지 잘 모르겠어
아마 당신과의 이별이 딱 그 정도였던 거 같은데
왜 그런 거 있잖아,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마음이 인정하지 못하는 거
딱 그거야
지금 머릿속엔 당신이 누구인지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왜 사랑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은 상태로 살고 있어
마음 어딘가에서 자꾸만 알량하게 살아 숨 쉬는 감정들이 다 죽어가는 머릿속 기억에게
자꾸만 사랑하라고 시키고 있는 거 같아서
매일을 죄책감 같은 사랑을 하곤 해
나도 알아, 그만해야 한다는 걸
그런데 내가 그게 되었다면
애초에 당신을 사랑하지도 않았고
이 모든 글들의 대상도 당신이 아니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