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mda

by 한은화

이미 아침의 햇살에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하고도

몇 시간이 지났고, 한 손엔 커피를 들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마신 빈 컵이 들려있지만

여전히 정신은 지금의 시간대에 있지 않다

회사로 올라가기 위한 에스컬레이터가

내게는 왜 이리 길고 지겹게 느껴지는 건지

그렇다고 엘리베이터를 타자니 답답한 마음에

짜증이 올라와서 미간이 찌푸려진다

눈앞에 서 있는 손님에게 계산을 해드리면서도

나는 어떤 말들을 내뱉고 있지만

내가 하고 있는 건 아니다

나의 정신은 그때의 시간대에 머물러 있다.

그날부터 1944시간이 흘렀다

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1900시간 전에 머물러 있다니

시간은 왜 앞으로만 갈까?

잠시 동안은 멈추어서 숨을 돌리며

현실이 흐르는 시간을 맞이할 준비를 시켜주었으면 좋겠는데

매일이 몽롱해서 살아가지 못한다

어제에 취해 오늘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 정신은 현재의 시간대로 돌아오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