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더 떨어질 곳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야.
자기야 나는 어디까지 너 덕분에 떨어질까?
가끔은 떨어질 만큼 추락할 만큼 떨어졌기 때문에 여기서 더 떨어질 곳이 있긴 할까? 싶어서
잠시 괜찮은 듯 지내다 그 사이에 훅 떨어지는 내 모든 것들을 볼 때마다 놀라울 뿐이야.
아마 나의 글들도 요즘 색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나는 아직 살만해서 살고 있고
떨어질만한 곳이 여전히 남아 있으니까 그래서 계속 빛을 바라보지 못하고
색을 지니지 못하고 있는 거겠지 이제는 그만 제자리걸음을 멈출 때가 되었는데
아직도 냉장고 문을 열어두고 커피를 꺼내곤 해, 몇 년 전 버릇이 여전히 남아 있는 순간들이
나를 아직도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
지금은 낯선, 나라의 언어를 평생 말해오면서 살았어 어쩌면 지금 타이핑 치고 있는 나라보다는
더 사랑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살았던 곳이었는데도 불과하고 이제는 시간이 넘어서니까
그런 사랑이 낯설게 느껴지고 그런 모든 말들이 흐릿해져가 그래서 나는 어딘가에도 서 있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어
애써 달려있는 목숨도 소중히 여겨보겠다고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는 이 삶 속에서 발버둥 치며
살아가고 있어, 하루에 끝에 있던 사람이 없어지니 세상 모든 게 무너져가지만 슬프게도
내 인생이 그리고 내 세상이 전부다 무너지는 건 아니더라 남은 나는 내가 챙겨야 한다는 게
남아있는 무거운 현실인 거겠지 그리고 당신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도 말이야
앞을 너무 보지 않았어 더 큰 미래만 보기 바빴던 탓에
이런 결과가 나와버린 거겠지
왜 사랑만 하면 사람이 바보가 되어버리는 건지
사랑을 하면 마음이 따뜻해져야 하는데 왜 늘 머리만 복잡해지고
속만 타들어가는 건지 잘 모르겠어
누군가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다가도 그러지 못할 사랑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살아가.
언젠가부터 당신이 있었던 시점을 벗어나 글을 쓰는 게 재미 없어졌어
그냥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설렘이 가득한 일들이었는데
지금은 지나간 얄팍한 이제는 그만 붙잡아도 괜찮은 마음들을 나열하기 바쁜
의미를 찾기 너무나도 복잡한 감정 가운데에 서서 그때 당시 하지 못한 말들과
지나간 감정에게 괜찮다고 말하는 알량한 내용들뿐이지
걱정하지 마 아니지 당신은 이런 성격이긴 하던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걸로 보아서 어느 정돈 성공한 걸까
왜 당신을 생각하는 글들엔 언제나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만 가득한 내용들이 남아있을까
나는 늘 그게 의문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