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장나무꽃 - 내가 뭐 어때서?
어느 8월 산책로에서, 분홍빛의 예쁜 꽃을 발견했다. 꽃봉오리가 오므려져 있는 아름다운 작은 꽃. 이름도 모르는 이 어여쁜 식물이 얼마나 아름답게 꽃 피울지 기다려졌다. 저렇게 청순하고 청초한데, 분홍 장미꽃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빠바바밤.. 빠바바밤!!!!!
내가 생각했던 꽃이 아니었다.
‘얇고 가느다란 희멀건 꽃잎을 피우고 기다란 수술과 암술을 한껏 노출한 너는 내가 알던 그 꽃이 아니야! ’라며 나는 굳이 국립공원공단에서 근무하는 친구에게 이 식물의 이름이 뭔지 물어본다.
친구는 누리장나무의 꽃인데, 가을이 되면 붉은 꽃받침과 검푸른 열매가 대비되어서 아름답다고 한다. 또 색의 대비로 새들의 눈에 잘 띄어, 새들의 먹이가 되어 널리 널리 번식한다고 한다.
찾아보니, 8-9월에 피는 꽃으로, 특징이 고약한 냄새인데 이름도 여기에서 따왔다고 한다. 반면에 꽃말은 <깨끗한 사랑>, <친애>라고 하니, 이름과 꽃말이 참 아이러니하다.
나는 꽃에게
네가 예쁜 줄 알았는데, 안 예쁘고,
꽃말은 깨끗한 사랑인데, 냄새나고
꽃이 피면 수술과 암술이 길게 삐져나와 너저분하다며 모순덩어리라고 무안을 준다.
그러다 집에 왔는데, 왜 이렇게 뒤가 찜찜하지.
어디선가 꽃의 말이 들리는 것 같다.
"나는 꽃대가 나와서 꽃을 피웠다가 지고,
내 안에 흑색진주 같은 열매를 품었다가
그 아름다운 열매로 새들을 먹이는 깨끗한 사랑을 해. 너는 네 멋대로 나를 오해하고 실망하니?
내가 뭐 어때서? “
나는 곰곰이 생각한다.
“내가 너를 뭘 알겠니. 내 멋대로 상상하고, 기대했지.
이런 다채로운 모습을 가진 너인데,
나는 너를 납작한 평면처럼 제멋대로 상상했어.
너의 끝없는 변신과 한계를 뛰어넘는 아름다움,
누군가가 지어준 너의 이름에 매이지 않고
꽃말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너의 가치.
새들에게 나눠주는 너의 삶.
모든 것이 배울 것 투성인데 나는 왜 그랬을까...
여전히 꽃은 내 취향은 아니지만!!!
넌 참 멋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