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동자에 담긴 영혼은 어떤 모습일까

모딜리아니의 파란 눈의 소년

by 때때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샌디에이고 미술관 특별전을 다녀왔다. “르네상스에서부터 인상주의까지”라는 주제로 65점을 전시하고 있는데 그중 25점은 첫 해외반출이며, 전체 작품들의 가치는 2조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소개하는 작가들도 있어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섬세하게 제작한 영상자료들을 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났다.


여러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는데, 그중 전시의 제일 마지막 작품이었던 모딜리아니의 <파란 눈의 소년> 이 오래 잔상이 남았다.

모딜리아니 - 파란 눈의 소년

모딜리아니는

“내가 당신의 영혼을 알게 될 때 당신의 눈동자를 그릴 것이다."라고 말하며,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눈동자를 그리지 않고 텅 빈 눈을 그리곤 했다.


이런 설명을 듣고 나니, 사람들의 눈을 더 유심히 바라보게 됐다. 눈은 말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보여주지.

집에 돌아와 문득 우리 아들의 눈을 바라보니,

아. 그림 속 저 소년과 비슷한 눈빛이다. 눈동자가 있으나 없는 듯하고 무심한 듯 슬퍼 보이는 눈. 우리 아이는 슬픔은 없고 무심하기만 한 것이 괜히 유심히 봤다.



흐린 날 아침, 그래도 산책을 나가니 겹겹의 안개 위로 비치는 햇살이 참 아름답고, 주변에 색이 번져 감탄을 자아낸다. 매일매일 같아 보이지만 같은 날은 없고 비슷해 보이지만 그날의 기쁨들이 있다. 산책하던 강아지도 물끄러니 이 풍경을 바라본다.

그러다 문득, 우리 아이의 어릴 적 눈빛이 생각났다. 깊어지는 가을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던 아이의 맑고 깊었던 시인 같은 눈. 손에는 자기 얼굴만 한 낙엽을 쥐고, 큰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투명한 눈이.

아이가 자연의 아름다움에 놀라던 그 눈을 나도 갖고 싶어진다. 내 눈동자에 담긴 내 영혼은 어떤 모습일까.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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