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밥도 누군가가 걱정해줬으면

누가 먹었을까?

by 때때로


늘 걷는 산책로의 그루터기에 조그맣고 하얀 알갱이가 뿌려져 있다. 눈이 많이 온 후라 '제설제인 염화칼슘인가? 굳이 그루터기에 뿌릴 이유가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지나쳤다.


며칠 뒤, 여전히 그 작은 알갱이들은 남아 있었고, 그 주변에 또 다른 것들이 있다. 가까이에서 보니, 해바라기씨, 호박씨, 아몬드 등 견과류다. 나무그루터기의 알갱이도 다시 보니 쌀알이다.


이 산책로를 걷는 어떤 착한 이웃이 숲 속 친구들의 끼니를 생각해서 놓아두었나 보다. 쌀알은 며칠 동안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니, 동물친구들의 취향은 아니었나 보다.


누군가의 밥을 생각하는 마음.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청설모와 새(내가 발견한 것들이 이렇게 적구나), 내가 모르는 동물들이 발견하고 기쁘게 먹고 갔겠지?


청설모는 열심히 땅을 파서 가을에 숨겨둔 도토리와 밤을 찾아 먹었고, 딱따구리는 나무껍질 깊숙이 뚫어 얼어붙지 않은 수액을 먹고 숨겨둔 도토리와 곤충을 먹었다. 새들은 낙상홍, 남천, 찔레나무 등의 식물들이 새들을 위해서 겨울에 남겨둔 새빨간 열매를 먹었다.


그들은 그렇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겨울을 살아가고 있었다.


스스로 살아가는 그들의 그 일상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누군가가 그들의 밥을 걱정하며, 쌀알과 견과류를 남겼다. 다음 날, 견과류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쌀알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내 밥도 누군가가 걱정해 주면 좋겠다. 엄마... 엄마가 보고 싶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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