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전에는 장거리 뛸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연휴에는 연휴라고 , 다녀와서는 또 힘들다고.
또 미세먼지가 많다고. 이런저런 핑계로 한동안 산책을 게을리했다.
그래서였나. 내 몸 하나 일으키기가 힘들다.
그래서 '오늘은 무조건 나간다! '라고 어제 생각했지만, 귀찮다. 실패!
한번 리듬이 깨지니, 다시 시작하기가 힘들다.
몸이 자꾸 편하게만 있고 싶어 한다.
아침에 일찍 씻고, 화장대에 올려둔 메리올리버의 시집 <서쪽하늘>을 집어든다.
[나, 일찍 일어나는 사람 아니던가]
나, 일찍 일어나는 사람
많이 걷는 사람 아니던가?
나, 경이에 젖어 걸음 멈추고
푸른 여명 속
지붕들과 나무 꼭대기들 위
완벽한 샛별 바라보지 않았던가?
나무들 위를 지나는 건 그저 바람,
누구에게나 주어진 흔한 것일 뿐인데
바람이 아니라 물살인 듯 흔들리는 나무들,
나, 그 나무들의 떨림 보고 있지 않는가?
.
.
.
또 다른 시집을 하나 꺼낸다.
안희연의 시집 <당근밭 걷기>
[정거장에서의 대화]
숲을 거닐 때
숲이 되는 사람이 있고
숲을 잊는 사람이 있다면
묻고 싶었다.
그는 어느 쪽이었는지
.
.
.
그래서 또 오늘.
'오늘은 무조건 꼭꼭 나간다! '라고 다짐하며, 밥을 먹자마자 일어선다.
귀차니즘을 위한 자비는 없다!
숲은 이제 봄을 준비하며, 앙상한 가지에서 꽃눈과 잎눈을 틔우고 있었다.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준비를 조용히 부산스럽게 하고 있다.
낙엽으로 가득한 이 갈색 산도 곧 초록색으로 뒤덮이겠지.
봄이 오는구나.
내일도 또 나오자!
다시 일상을 회복하는 방법은 일단 시작하기!
나, 일찍 일어나는 사람
많이 걷는 사람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