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시집을 건네주던 한 사람이 있었다
나는 종종 시집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곤 했다
내가 말재주가 없어서 직접 편지를 써주는 것보다
누군가의 시로 그 순산을 전달하는 것이 더 좋았다
나는 나에게 시집을 선물하기도 했다
시를 통해 배우는 감정은
그 어떤 감정보다 달게 느껴졌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딱 한 번 시집을 선물 받았다
그 시집은 온통 나에 관한 것들이었다
그 시집을 마지막으로 그 사람을 간직할 수가 없어서
나는 시집의 빈자리를 채워 넣었다
다시 시집을 선물하러 갔을 때
시는 나에게 거절이라는 감정을 알려주었다
그 감정은 쓰디쓴 약 같았다
나는 그 이후로 그 시집을 열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내 삶의 거절 속엔 그 시집에 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