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엄마랑 얘기하면 항상 화가 날까?

내가 예민한 거야?

by 노르망듀

오늘도 면접을 보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왔다. 엄마는 나를 위해서 소금빵을 사다 주고 안 그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삼계탕을 해주겠다고 밤에 나갔다 들어왔다.


엄마한테 무척 고마웠다. 취준생 뒷바라지라니.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다가 멘탈케어를 받은 얘기를 했는데 엄마는 그 사람의 이야기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며, '취준생이 힘든 건 당연한 거야, 취업에 집중하는 게 당연한 거지, 네가 무슨 완벽주의야, 하고 싶은 일과 나에게 맞는 일을 찾는 건 대학생 때나 할 일이지 지금 와서 그러면 어떡해, 그날 네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 사람이 너한테 넘겨짚어서 얘기한 거야', 하면서 자꾸만 트집을 잡았고 나는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대화를 멈췄다. 내가 엄마한테 그만하라고 했다. 똑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할 거면 그만 말하고 싶다고 했다. 엄마는 그럼 내가 너한테 무슨 말을 해야 하냐며, 내가 너를 위해 밥도 해주고 이렇게 까지 하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하냐며, 너 예민한 거 알지? 했다. 나는 내가 괜히 말을 꺼냈다고 하고 아무 말도 안 한 다음에 먹던 밥을 다 먹고 잘 먹었습니다 하고 방에 들어왔다.


아.. 왜 엄마랑 이런 얘기를 하면 항상 화가 나고 대화가 안 될까? 똑같은 말을 해도 엄마는 자꾸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고 공감이라는 형성이 전혀 안된다. 엄마가 나를 위해 밥을 해주고 헌신하고 수고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기 때문에 너의 취업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그 무언의 압박이 나를 더욱 옥죄게 만든다. 엄마의 입장도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엄마는 작년부터 내가 취업을 하면 그 회사 근처로 이사를 가겠다고 벼르고 있으며 우리 집이 이사를 가지 못하는 것은 너의 취업이 늦어진 탓이다,라는 얘기를 자주 했다. 나는 여러 번 그 말을 듣고 한 번은 엄마한테 엄마 우리가 이사 못 가는 걸 내 탓으로 돌리지 마.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엄마는 너 탓으로 돌리는 건 아니고 사실이 그렇다는 거지.라고 얘기했다.


나는 엄마랑 같이 살고 싶은가? 나도 언니처럼 독립하고 각자 따로 살고 싶다. 하지만 그 말을 못 한다. 엄마랑 같이 살기 때문에 누리고 있는 경제적인 이득이 분명히 있고, 엄마가 밥을 해주고 청소나 빨래 등을 대부분 담당해 주기 때문에 너무나도 편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서 엄마는 항상 이중으로 월세나 생활비가 나갈 필요가 없으니까 당연히 좋지. 하며 이야기한다.


엄마랑 같이 사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싫은 건 아니지만, 이럴 때마다 거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아.. 어쩌면 이렇게 서로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을까. 나는 더 이상 엄마를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엄마에게 나는 여전히 1순위고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관계이다. 그래서 그런지 자꾸만 마찰이 일어난다.


엄마에게도 나보다 더 친한 존재가 생겼으면 좋겠다. 내가 모든 엄마의 짐을 감내하기란 참 쉽지 않다. 이렇게 말하면 엄마는 내가 언제 그랬냐며 번쩍 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의 입장은 그렇다.


엄마는 내가 힘든 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그것이 어쩌면 위로해 주고 품어주기보단 네가 마땅히 감내해야 할 시간이기 때문에 살아내.라고 이야기한다.


적어도 이 정도에서 우리의 대화는 일단락되었지만, 엄마와 취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면 참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내가 엄마가 돼서 자식을 길러보면 이 기분을 이해하게 될 날이 오겠지?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엄마가 참 고맙지만 불편하고 부담스럽다. 나에게 거는 기대를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지만 여전히 그 표현 방식이 나에겐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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