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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Sep 16. 2022

정말 찐팬 몇 명을 만들면 성공할까?

1. 요즘 “찐팬 몇 명 만들면 성공한다"는 류의 논리나 이야기들을 종종 접하고,  


2. 이런 흐름 속에서 수십 년 전에 케빈 캘리가 주장한 ‘1000 true fans 이론'이나 이를 디지털적으로 재해석한 리 진(Li Jin)의 ‘100 true fans’에 대해서 언급하는 사람들도 간혹 만나는데.. 


3. 그런 얘기들을 듣다 보면 괜히 기분이 약간 어색할 때가 있다. 과연 찐팬 몇 명을 만들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걸까? 


4. 특히 최근에 한국 영화사에서 이례적일 정도로 ‘N차 관람 열풍’을 이끌었던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어렵게 어렵게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했는데.. 


5. 영화를 2번 이상 본 사람들도 꽤 많고 심지어는 영화관에서만 10번 이상 영화를 본 사람들도 꽤 있을 정도로, 이 영화는 소위 말하는 찐팬을 만들었는데.. 왜 흥행(=비즈니스)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걸까? 소위 말하는 찐팬 이론이 맞다면 이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6. 물론 콘텐츠와 프로덕트(혹은 서비스)는 다르다고 퉁치면 뭐 그냥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설령 그렇다고 해도 과연 찐팬 몇 명을 만들면 정말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걸까? 


7. 찐팬이 아무리 많아도, 다수의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핀 포인트'를 찾아내지 못하면 결국은 캐즘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 


8. 무엇보다 “찐팬 몇 명 만들면 성공한다”는 류의 주장에서 가장 와닿지 않은 부분은 “사업자가 어떻게 어떻게 하면, (뭔가 인위적으로도) 충분히 고객을 찐팬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가정을 하는 것인데.. 


9. 과연 회사가 찐팬을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그 찐팬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담을 대상을 선택하는 것일까? 


10.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어떻게 어떻게 하면 누군가를 찐팬을 만들 수 있다는 접근보다는, 부족함이 많고 초라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고 애정을 가져주는 사람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으로 어떻게든 이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맞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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