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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Nov 08. 2022

요즘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좋더라~

1. 예전에는 가진 것을 지키려고 전전긍긍하는 사람보다는 더 이상 잃을 것 없다는 듯이 맹렬하게 달려드는 사람이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왜인지 몰라도 요즘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좋더라.


2. 겜블러처럼 돈을 벌기 위해 달려드는 여타의 투자자들과 달리,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특이점은 자신들에게 돈을 맡긴 사람들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그들의 소중한 돈을 최대한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가능한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것인데..


3.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버크셔 해서웨이는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고, 그렇게 그 누구보다 오랜 시간을 버텼기 때문에 그들에겐 그 누구보다 강력한 복리의 마법이 뒤따랐는지도 모르지.


4. 최근 들어, 배우 김혜수 주연의 드라마 <슈룹>을 꽤나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권력 투쟁과 권모술수가 벌어지는 조정의 한 가운데에서 자신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중전의 모습에 묘하게 감정이입이 되더라.


5. 그리고 드라마의 제목이 ‘우산’을 뜻하는 순우리말 슈룹이라서 어느 정도 결말이 예상되긴 하지만, 그래도 정치 드라마로서 이 정도면 꽤나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6. 지금은 비록 중전이 자신의 아이들과 주변 사람들을 지키는 모습이 주로 다루어지고 있지만, 결국 정치나 통치의 본질은 개인의 이익 추구나 자유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일 테니까. 비올 때 아이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것처럼.



7. 유치한 연결이긴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에 빠졌던 시절에 '불꽃 테란'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격을 하는 마린이나 파이어벳이 아니라 메딕의 존재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8. 사람들은 공격을 하는 마린과 파벳이 당연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을 지켜주고 회복시켜주는 메딕이라는 존재가 있기에, 그들이 자신의 생명을 과감하게 불태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9. 아직은 잘 모르지만, 회사나 사업도 어쩌면 이와 비슷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비즈니스라고 하면 폭발적인 성장이나 막대한 이익, 높은 연봉 등이 으레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것들의 중요함 못지않게 회사의 경영자는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렇게 자신이 지킬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사업이 될 수는 없는 걸까?


10. 어쩌면 언젠가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라는 말도 결국엔 비슷한 이야기인지 모른다. 탁월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때로는 잔인하고 냉혹한 피드백을 주더라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 뼈아픈 처분을 내리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회사를 먼저 떠나지 않으면, 회사는 어떻게든 당신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 아니, 힘든 상황에서도 구성원들을 지키기 위해 회사가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게 심리적 안전감이 아닐까? 


11. 아니, 그냥 심플하게 그게 리더의 역할인지도 모른다. 핑계 대지도 회피하지도 않고, 온전히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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