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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Dec 07. 2022

스타트업의 핵심은 성장이 아니라 생존일 수 있어요

1.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나고 넥스트를 창업했을 때, 그는 구성원들에게 ‘스타트업 허슬'을 요구한 적이 있다.


2. 다만, 스티브 잡스가 요구한 ‘스타트업 허슬'은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더 열심히 몸을 불사르면서 일하라' 뭐 그런 의미는 아니었다. 그가 구성원에게 요구한 ‘스타트업 허슬’은 작은 비용이라도 어떻게든 악착같이 아끼려고 드는 ‘절약 정신(nickel and diming)’이었다.


3.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고, 아무리 대단한 기술을 개발하고, 아무리 멋진 디자인을 만들어내도, 돈을 흥청망청 써버려서 회사의 돈이 말라버리면 결국에는 ‘생존’이라는 큰 전쟁에 지게 된다고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4. 그래서 그는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지만, 그렇게 각자가 자신의 전투에서 아무리 멋지게 이겨도 악착같이 돈을 아끼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스타트업은 생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5. 물론 스티브 잡스의 넥스트는 그의 첫 회사인 애플만큼 잘 되지 않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그럼에도 넥스트는 어떻게든 생존을 이어갔으며, 그렇게 10년이 넘는 세월을 버텨냈다. 그리고 그렇게 버티면서 만들어낸 OS를 애플이 인수하며, 스티브 잡스는 다시 애플로 돌아오게 됐다. 물론 그 사이에 스티브 잡스는 픽사를 통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6. 무튼 어느 순간부터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폭발적인 성장을 하지 않으면 그것이 마치 무의미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겼고, 그래서 돈을 태우더라도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정답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지만,


7. 어쩌면 별 볼 일 없는 스타트업 회사가 자신의 아이디어와 비전을 현실로 구현하고, 어떻게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첫 번째 과제는 ‘성장’이 아니라 ‘생존’일 수 있다. 아무리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빠르게 성장하더라도 결국에 생존하지 못하면, 스티브 잡스가 말한 것처럼 전투에서는 이기더라도 전쟁에서는 지는 꼴이 되는 셈이니까.


8. 그리고 생존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사소한 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는 절약의 정신일 수 있다. 생각해보면, 제프 베조스 또한 아마존 초기에 꽤 nickel and diming을 했던 것 같고. 물론 회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써야 하는 일에는 그리고 중요한 일에는 돈을 과감히 투자해야 겠지만.


9. 무튼 아주 오랜만에 스티브 잡스의 영상을 다시 봤는데, 그동안 시장에 풀려 있는 유동성 때문에 큰 착각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빠르게 성장하는 게 아니라, 어쩌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악착같이 살아남는 근성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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