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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Jan 13. 2023

진정으로 장기적 관심을 가지려면

1. 사람들은 ‘장기적 관점을 가지라’는 말을 쉽게 하지만, 한 조직이나 개인이 진정으로 장기적 관점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이해하는 ‘장기적 인과 관계’가 있어야 한다.


2. 다시 말해, 장기적 관점을 가지려면 당장에 눈앞에 결과로 돌아오는 단기적 인과 관계가 아니라,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돌아오는 인과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기적 인과 관계에 쉽게 시선을 뺏기기 때문에 이를 가지기란 쉽지 않다. 


3. ‘몇 달 만에 성공하기', ‘빨리 성장하기' 등 유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 사람들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단기적 결과물을 원하니까. 게다가 사람들 중에는 적은 노력으로 많은 걸 빨리 얻고자 하는 이들도 있고.


4. 최근 워런 버핏이 2008년에 산 중국 전기차 회사 ‘비야디’의 지분을 서서히 팔고 있다고 하는데, 정확한 데이터를 알 순 없으나 호사가들에 따르면 워런 버핏의 이익률은 2000%에 달한다고.


5. 워런 버핏이 이처럼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이유는,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를 포함해 그가 읽고 있는 나름의 장기적 인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본인이 이해하는 장기적 인과 관계가 있어야, 비로소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이 훨씬 더 큰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 되는 것이고.


6. 따라서 장기 투자를 하려면, 막연히 오래 주식을 들고 있는 게 아니라 본인이 신뢰하는 장기적 인과 관계부터 정립해야 하는 셈. 그렇지 않으면 그냥 존버일 뿐이고..


7. 레이 달리오의 원칙도 큰 틀에서는 마찬가지. 자신이 정한 원칙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그 원칙을 지켰을 때의 결과에 대한 본인 나름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키려면, 설령 그게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럽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 본인이 더 나은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나 믿음이 있어야 한다.


8. 레이 달리오가 ‘아이디어 성과주의’, ‘습관’, ‘글쓰기’를 중요시 여기는 이유도 이것들이 지금까지 본인의 삶과 일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고, 앞으로도 이끌 것이라고 믿기 때문.


9. 그런 의미에서 지난번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레이 달리오의 모든 말에는 나름의 인과율이 포함되어 있어서 principles를 ‘원칙’보다는 ‘원리’로 번역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더 맞다고 보는 편. 실제로 책에서도 투자를 잘 하려면 이런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론이 아니라, 그가 일과 삶에서 처절하게 배운 원리들을 설명하니까.


10. 제프 베조스가 장기적 관점을 오래 견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와 비슷할 수 있다. 1990년대에 사업을 시작한 그는 적어도 수십 년간은 인터넷 비즈니스가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믿었고,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도 그가 장기적 관점을 그토록 오래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낮은 가격’, ‘빠른 배송’, ‘다양한 상품’ 등 이커머스 분야에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


11. 쉽게 말해, 제프 베조스만의 장기적 인과 관계가 있었던 셈. 그리고 그 인과 관계 속에서 지금의 아마존이 탄생한 것이고.


12. 무튼 여담이지만,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꽤 여러 사람들로부터 “사람들이 잘 안 읽는 텍스트에 왜 집착하냐”고, “영상이나 유튜브를 해야 더 빨리 잘 될 가능성이 크지 않냐”는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13. 텍스트에 집중하는 이유는 텍스트를 읽는 사람이 영상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 같은 건 전혀 안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글을 읽는 사람들은 유의미한 숫자로 계속 시장에 존재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꽤 유의미한 서비스가 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고.


14. 또한, 앞으로 어떤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가 등장하든, 여전히 글은 모든 콘텐츠의 가장 기본일 것이고. 


15. 게다가 텍스트 중에는 수천년, 수백년을 살아남는 콘텐츠가 꽤 있지만, 영상의 역사는 아직 수십년에 불과하고, 오래 살아남은 콘텐츠도 그리 많지 않다. 심지어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조차 동영상 스트리밍은 100년 이상 갈 비즈니스는 아니라고 말한 적도 있다.



16. 무튼 텍스트를 가지고 단기간에 압도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는 당연히 없겠으나,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꽤 괜찮은 콘텐츠를 몇몇 만들어낼 테고, 그 콘텐츠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만큼 이를 통해서 할 수 있는 것들도 많아지지 않을까? 


17. 물론 그 과정이 쉬울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없긴 하지만, 그래도 오래 가야 할 길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최대한 즐겁게 명랑하게 가야 겠지. 그래야 그 여정이 조금이나마 더 즐거울 테니까. 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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