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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Jan 05. 2024

정우성, 오타니, 그리고 거인의 어깨

1.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배우 정우성 씨는 가급적이면 거의 모든 한국 영화를 극장에서 본다고 한다.


2.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할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를 사랑해달라, 극장에서 봐달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은 한국 영화를 극장에서 안 보는 것은 어색한 일이라고 느낀다고. 그래서 가급적이면 한 해 개봉하는 거의 모든 한국 영화는 극장에서 본다고.


3. 메이저리그 역사상 투수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연봉 계약을 맺은 오타니 쇼헤이는 최근 일본에 있는 모든 초등학교 야구부에 총 6만 개의 글러브를 선물로 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쓴 돈이 수십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4. 글러브에는 ‘야구하자'라는 뜻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고 하는데, 이 글러브를 받는 학생들과 언젠가 같은 야구장에서 뛰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남겼다고. 오타니 쇼헤이 또한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동료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


5. 이 소식을 접하고 나면서 괜히 부끄러워졌다. 직장 생활을 할 때만 해도, 새로 나온 뉴미디어 서비스가 있으면 많이 이용하지 않더라도, 가급적이면 일단 구독하고, 결제했는데..


6.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적자를 감당해야 하는 시기를 겪게 되면서, 오래 버티려면 비용 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자주 쓰는 것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서비스를 일괄 정리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그동안 많이 결제했고, 나 하나 끊는다고 별일 생기겠냐’고.


7.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런 서비스들 중에 문을 닫는 것들이 계속 생기더라.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을 때면 괜히 미안해졌다.


8. 그러면서 더 성공하고 싶어졌다.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 동료 의식을 가지고 가급적이면 많은 서비스들을 이용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것도 굉장히 흔쾌하게 결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9.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잘 하면, 당연히 성공 혹은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업계가 전체적으로 척박하면 한 개인이나 회사가 할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씌어지는 경우가 많다.


10. 반대로, 업계가 전체적으로 좋아지면 덩달아 좋아지는 것들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나 회사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못지않게, 어떻게 다른 사람의 성장에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해보는 것도 중요할 수 있다.


11. 업계가 좋아지면 자신도 좋아질 수 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날로 먹겠다는 생각을 해선 안 되겠지만. 가장 좋은 건 업계도 전반적으로 커지면서, 자신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키워가는 것이지 않을까?


12.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기여하는 가장 심플한 방법이 기꺼이 구매하고 구독해주는 것인지도 모르고. 뿐만 아니라, 그런 동료 의식과 동업자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업계 전체가 커지는 것인지도 모르고.


13. 무튼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어쩌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깨’를 ‘업계’로 바꿔도 무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가 아니라, 나보다 큰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자신이 경험하는 세상의 크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새해엔 더 잘 되고 싶어졌다리. 나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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