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won Mar 22. 2024

리텐션은 삶의 진리일 수 있어요!

1. 유튜버 슈카 씨는 라이브 방송 전에 일부러 ‘텐션(tension)을 끌어올린다’고 한다. 자신의 라이브 방송을 보는 사람들에게 더 재미있고 유쾌하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2. 연예인이나 정치인 중에도 중요한 활동을 앞두고 텐션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끌어올린 텐션이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3. 텐션을 과도하게 끌어올리다 보면, 평소에는 하지 않을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그리고 실수 중에는 때때로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실수도 있다고.


4. 그런 의미에서 프로로서 자신의 텐션을 올바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꾸준히 잘 유지하는 역량 역시 ‘리텐션(re-tention)’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5. 리텐션은 흔히 비즈니스 용어로 치부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삶의 진리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편.


6. 어떤 분야나 어떤 영역에서든, 사람은 언제나 둘로 나눌 수 있으니까. 리텐션을 만들어내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7. 요즘 들어 한 풀 꺾인 느낌이긴 하지만, 월 천이니 경제적 자유니 무자본 창업이니 하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는 리텐션에 굉장히 취약하다는 점. 그래서 몇 번 월 천을 벌었다고 해도, 이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 보니,


8. 월 천을 벌게 해준 일에 더더 집중해서 그걸 더 크게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그 몇 번의 경험을 성공으로 포장해서 강의나 컨설팅 상품을 팔고 있는 셈.


9. 특히 그런 사람들 중에는 짧은 기간 내에 연쇄 창업이나 여러 개의 창업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리텐션이 떨어지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


10. 실제로 정말 좋은 비즈니스는 이것저것 다 파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핵심과 본질에 집중해서 본질에서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만들어내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정말 진짜 좋은 사업을 한다면 사실 여러 개 사업을 동시에 할 필요는 거의 없다. (=존 우든 효과)


11. 그리고 그게 투자든, 사업이든, 몇 번은 운으로 돈을 벌 수 있지만, 그 운의 결과를 장기간 유지하는 건 완전히 다른 영역의 일. 그래서 창업보다 수성(=리텐션)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있는 셈.


12. 그만큼 어려운 게 리텐션이고, 역사를 살펴봐도 통일 제국을 만들어도, 혁명이 일으켜도, 그게 얼마 못 가는 경우는 의외로 흔하달까?


13. 복권 당첨자들의 행복이 오래 가지 못하는 이유도 돈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리텐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 평소에 돈을 유지하고 잘 관리하는 역량을 쌓았어야 갑자기 큰 돈이 생겨도 그나마 유지 가능한데,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들어온 큰 돈은 씀씀이만 커지게 할 뿐이고, 씀씀이가 커지다 보면 결국 복권 당첨 같은 또 다른 큰 한방만 노리게 된달까?


14. 콘텐츠 업계가 높은 불확실성을 겪는 이유, 창작자들이 불안을 시달리는 이유도 마찬가지. 리텐션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어떻게 하면 창작의 뿌리를 더 깊이 내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보다는, 곧 사라질 대중의 관심을 잡는 일에 더 몰두하는 경우가 더 흔하니까.


15. 그런데 리텐션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 상황에선 높이 올라갈수록 더 빨리 떨어질 일만 남은 거 아닌가?


16. 큰 틀에서 보면, 작심삼일도 마찬가지. 처음에는 의욕이 넘치고, 뭐든 다 잘 할 것 같아서 흥분된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가치 있는 일일수록 오랜 시간을 요구하기에, 올라간 텐션이 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대개 3일 정도인 셈. 작심삼일 역시 노력의 리텐션이 부족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


17. 그래서인지 위대한 사람들 중에서 습관, 규율, 훈련, 꾸준함, 원칙을 강조하는 경우가 유독 많은데, 어쩌면 습관, 규율, 훈련, 꾸준함, 원칙 그 자체가 어떤 일을 꾸준히 할 때 생기는, 다시 말해 이 모든 것들은 그저 리텐션의 결과일 수 있다.


18. 그런 의미에서 순간적으로 얼마를 벌었고, 어떤 일을 해냈는 지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의 노력 기간, 즉 리텐션의 정도와 강도를 보는 것일 수 있다. 단기적으로 아무리 텐션이나 성과가 높아도, 리텐션이 없으면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위치로 오거나, 때로는 마이너스로 역행하기도 하니까.


19. 그래서 갑자기 잘 된 누군가를 부러워할 게 아니라, 뭔가를 꾸준히 해내는 사람에게 더 큰 리스펙을 표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우리가 정말 배우고 익혀야 하는 건 삶의 진리일 수 있는 리텐션일 수 있으니까.


썸원 레터 구독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50103


작가의 이전글 어제는 경찰서에 다녀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