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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Jul 01. 2018

부족함이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킨다

사람을 더 강렬하게 끌어모으는 건 각자의 결핍은 아닐까

1. 며칠전 대선배님이신 정지연 브리크 편집장님이 회사 근처로 찾아오셨습니다. 처음 뵌 자리였지만, 하시는 말씀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많은 걸 배우게 됐는데요.


2. 특히 전문가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기자로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테크 중심의 세상에서 콘텐츠 비즈니스 업계 종사자로서 무엇을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지를 많이 배웠습니다.


3. 많은 이야기가 기억에 남지만 그중에서 가장 강렬하게 마음에 남았던 부분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을 때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4. 물론 타이핑을 하지 않아서 정확한 인용은 아니는데요. 그래도 대략적으로 설명을 하면, 창업자나 창작자 스스로가 자신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고, 혼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외부로부터 단절되기 쉽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겸손해지면, 그와 동시에 다른 사람과의 연결도 촉진된다는 의미였습니다.


5. 기자이자 창업가로서 지난 2년여 동안 비즈니스를 하시면서 깨달은 부분이라고 하셨는데요. 편집장님과 헤어진 후 이 말이 계속 머리에서 맴돌았습니다.


6. 저는 그동안은 뛰어난 무언가를 만들면 그걸 중심으로 네트워크는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런데 말이죠. 완벽한 그 무언가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사람을 더 강렬하게 끌어모으는 건 각자의 결핍은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디지털 시대에 오프라인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뜨고 있는 이유가 ‘디지털로는 공유하기 어려운 각자의 결핍을 실제로 만나서 은연중에 공유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7. 동시에 어쩌면 기존의 미디어 비즈니스가 놓치고 있는 부분도 이와 비슷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많은 미디어들은 자기의 목소리를 더 크게 외치는 일에 집중했고, 보다 강력한 힘을 갈구했지만, 기존 미디어보다 뛰어난 전문가와 개인이 넘쳐나는 시대에, 지금 미디어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자신들이 부족한 게 무엇인지를 끈질기게 탐구하는 게 아닐까요? 그게 이루어져야만 미디어들은 독자들로부터 고립된 섬에서 벗어나, 연결도 촉진되고 사람들도 더 잘 모이는 게 아닐까요?


8. 그렇게 미디어가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계속 탐색하고, 그 부분을 끊임없이 수많은 연결로 채워 나갈 때, 그때서야 비로소 미디어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9. 플랫폼 비즈니스란 건 어쩌면 욕망의 독점이 아니라, 스스로의 결핍과 다른 누군가의 결핍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족함이 부족(tribe)을 형성하게 만든 셈이라고나 할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참 부족한 게 많은 게,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좋은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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