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won Aug 30. 2022

멤버십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은 무엇일까?

1. 멤버십 비즈니스가 뜬다면서 ‘멤버십은 충성팬을 만들기 좋다'라거나, ‘멤버십을 잘 구축하면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다'거나 하는 소리를 종종 듣는데, 이런 주장들에 대해선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2. 사람들이 간과하지만, 멤버십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은 ‘멤버십을 이용하는 사람이 본인이 지불한 금액보다 더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사업을 설계'하는 것이다.


3. 쉽게 말해, ‘고객은 월 1만 원을 냈는데, 그 이상의 혜택을 보고 있다고 느낄 수 있어야' 그 멤버십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셈. 


4. 이게 리테일 비즈니스를 멤버십을 중심으로 재정의한 코스트코의 방식이었고, 아마존 프라임도 마찬가지였으며, 요즘 이커머스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이탤릭(Italic)’ 또한 이 멤버십 비즈니스의 기본에 집중하면서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만들어내고 있다. 온라인 쇼핑족들 사이에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이 인기가 있는 이유도 이때문이고.


5. 물론 '커머스 기반의 멤버십 서비스'와 '콘텐츠 기반의 멤버십 서비스'는 조금 다를 수 있는데.. 그래도 기본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6. 넷플릭스가 북미 지역에서 코드 커팅을 일으키면서 열풍을 만들어낸 이유로 사람들은 주로  ‘오리지널 콘텐츠’나 ‘알고리듬 추천’ 등을 거론하지만, 넷플릭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중에는 넷플릭스 이용료가 케이블TV 등 다른 유료 방송 이용료보다 저렴했기 때문도 있다.


6. 즉, 넷플릭스를 보면 케이블TV 등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는 지루하게 반복되는 방송 광고 또한 보지 않아도 되는 등 가격 이상의 혜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코드 커팅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


7. 그렇기에, "갈수록 구독 서비스가 계속 늘어나서 부담된다"거나, "소비자에게 주는 이런 부담감 때문에 결국 구독 비즈니스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괜히 기분이 어색하다.


8. 또한, 소비자가 느끼는 이런 부담감을 심리적으로 줄이기 위해 ‘하루에 얼마’라느니, ‘한 달에 커피 몇 잔 가격’이라느니, 언어적 장치를 동원하는 모습을 볼 때도 괜히 기분이 어색하더라.


9. 이런 말들은 다 지금의 서비스들이 멤버십 가격 이상의 혜택을 소비자에게 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사업자가 진짜 해야 할 일은 언어적으로 가격을 저렴하게 보이는 방법을 찾는 게 아니라, 멤버십 이용자들에게 그 이상을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거 아닌가?


10. 소비자 입장에서도 가격 이상의 혜택을 주는 서비스가 계속 늘어나는 건 오히려 좋은 일 아닌가?


11. 그래서 잔인한 말이지만, 멤버십 가격 그 이상의 혜택을 줄 수 없다면, 아니 그 이상의 혜택을 주기 위해 사업자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건 멤버십이 아니라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맞는 거 아닌가?


12. 이렇게 말하면, "멤버십 비즈니스는 참 어렵다"는 말을 듣는데.. 물론 그에 대해 상당히 공감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멤버십 비즈니스에는 그런 어려움을 완전히 상쇄시키고도 남을 정도로 낭만적인 구석이 있다.


13. 멤버십을 통해 한 개인이 자신이 지불한 금액보다 더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이유를 심플하게 설명하면, 혼자서 도저히 얻을 수 없는 혜택을 사람이 모이면 가능해지기 때문.


14. 혼자서는 비싼 제품을 저렴하게 사는 것이 어렵지만 여럿이 모이면 가능성이 생기는 것처럼, 여러 사람이 멤버십으로 모이면 그 돈을 모아 물류 시스템에 투자해 무료 배송이 가능해지고(=아마존 프라임의 초기 모델), 멤버십 회원을 글로벌 단위로 모으면 전 세계 다양한 콘텐츠를 안방에서 보는 일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넷플릭스 모델)


15. 즉, 멤버십이란 소비자가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사업자가 사람을 모아서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비즈니스인 셈.


16. 이를 바꿔 말하면, 멤버십 비즈니스에는 멤버십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소위 말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고,


17. 이를 콘텐츠적으로 재해석하면, 콘텐츠로만 네트워크 효과를 만드는 것이 어렵지만, 멤버십을 통하면 콘텐츠로도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개연성이 아주 조금은 생긴다는 의미.


18. 그래서 여전히 부족함이 넘치는 아이디어지만, 이게 콘텐츠와 멤버십이 결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개인적인 이유이고, 무모하지만 혼자서라도 이를 시도해보고 있는 이유. 나를 던져서 유의미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보려고 한다고나 할까.


19. 그래서인지 종종 ‘충성팬을 만들기 위해'라거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 멤버십을 시도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괜히 기분이 어색하다. 충성팬이니 안정적인 사업 구조니, 그런 것들은 멤버십을 시도하는 목적이나 목표가 아니라, 고객을 위한 멤버십을 정말 잘 만들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결과들이 아닐까?


썸원 프라임 멤버십 모집 안내 : https://www.notion.so/somewon/2022-9-c599240d45da4328a0a86b39a3c25c29


작가의 이전글 일을 함에 있어 '믿을 만한 사람'이 된다는 것에 대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