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유망한 인테리어디자이너가 굴곡진 삶의 길을 지나 빈티지 가구 사업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이 책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빈티지 가구를 판매하고 있는 사업가의 에세이이다.
가구에 관심이 가는 요즘, 다시 방문한 대구의 한 독립서점에서 뭔가에 홀린 듯이 구매해 버렸다.
사실 빈티지 마켓은 어떤 걸까? 하는 가벼운 궁금증에서 집어든 책이었는데,
무거운 저자의 개인사와 그럼에도 잃지 않은 삶에 대한 진중한 의지가 엿보여서
생각보다 이런저런 깊은 생각이 많이 든 책이었다.
저자는 뉴욕에서 인테리어디자이너로, 제도의 틀 안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가족의 발병 소식과 이어진 임종, 그 곁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한이 마음속 깊숙이 쌓여
인생의 행로를 완전히 바꿀 결심을 한다.
한국을 자주 오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빈티지 마켓' 사업을 선택했으나,
너무 일찍 그 가능성과 기회를 본 것일까?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빈티지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고,
'남이 쓰던 귀신 씐 물건'이라며 터부시 하는 분위기가 있어 사업엔 난항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업 부진으로 인한 생활고와 출산에 이은 우울증 같은 우여곡절이 뒤따랐지만,
삶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의지,
그리고 어려운 시점마다 나타나 도움을 준 사람들 덕분에 결국 그 일을 지켜냈고,
현재는 선한영향력을 사방에 떨치는 기업이 되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업이 휘청거리는 어려운 시점에서도
저자는 항상 새롭고 다채로운 일을
실험적으로 도전해서 또 다른 가치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어느 정도 남편 보람의 아이디어와 격려에서 비롯된 것 같기도 하다.
숱한 갈등과 싸움을 반복하면서도,
언제나 서로에게 끝없는 자극과 무한한 격려를 줄 수 있는 그 관계가 부러웠다.
삶을 꾸려가는 방향과 방식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더라도,
함께 존재함으로써 동반 성장을 꿈꿀 수 있는 관계.
저자의 소개글을 살펴보았다.
오래되고 낡은 것의 가치를 전하는 사람,
그러나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은 못 견디는 사람.
이 책을 죽 읽다 보면 이 소개글에 참 잘 어울리는 이야기를 담았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풍파가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갈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맞서려는 생의 의지만 있다면,
나만의 방식으로 소중한 것들을 지키며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뜻하지 않은 일로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지만
그 일을 제대로 해내고자 고군분투한 끝에
자신만의 가치를 지켜낸 저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