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본질은 가스라이팅

위대한 착각이 이룰 수 있는 성취

by 솜글

오늘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의 인생 지론이 무엇인지 무심코 알게 되었다.


“인생의 본질은 가스라이팅”


나 자신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착각’하게 만들어야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고, 적어도 조금은 속 편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이야기는 팀 막내가 본인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시작되었다. 혼자서 지나치게 ‘상타’를 많이 하게 되어서 정신적으로 피곤하다는 것이었다.

(‘상타’라는 말을 나는 오늘 처음 들었는데, 상상타임의 준말로, 혼자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시간을 의미하는 요즘 세대(?)의 언어인 것 같다)


사실 그와 같은 걱정인형들은, 주변에서 무어라 말을 해주든 그 심해같이 깊은 걱정과 고민을 멈추기가 힘들 거라 생각해서, 나로서는 조금 초연한 태도로 그들을 대하곤 한다. 공감은 해주되, 크게 마음 쓰지 않으면서 가벼운 조언을 얹어주는 정도로.


그런데 평소에도 막내 팀원이 이런저런 걱정에 전전긍긍하는 표정을 많이 봐왔던 터라, 이번에는 무슨 말이라도 해서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 보다.

고민 이야기를 들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 정확한 책 이름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Edith eger의 <The Choice>


내가 생각한 두 책의 핵심은, 우리는 외부 환경(수용소의 잔혹한 환경)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더라도,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나의 생각과 느낌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고통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거지만, 그 고통을 담담하고 차분하게 이겨내는 사람이 될 것이냐,

혹은 그 고통에 짓눌려 질식해 버리는 피해자가 될 것이냐는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이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모든 상황을 가정하여 시나리오 A/B/C ... 를 만들면서 ‘상타’로 본인을 괴롭히지 말자.


그 보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내 마음에 유리한 방향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파악해서,

그렇게 믿어 버리고 훌훌 털어버리는 게 좀 더 마음 편하게 사는 방법이 아닐까?


또, 최근에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이 이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건강한 습관 형성을 위해서라면 내가 생각하는 ‘나’의 정체성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자면, [탄수화물 섭취 줄이기]라는 습관을 형성하고 싶다면,

보통 그에 맞는 목표 [점심시간에 쌀밥 먹지 않기]를 설정하고 그 목표 달성에 집중하기 마련인데,

그보다는 우리의 새로운 정체성 형성 [나는 식단에 섬세한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성공적인 전략이라는 것이다.


점심시간에 쌀밥을 먹었느냐 먹지 않았느냐 하는, 목표 달성 여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나는 원래 쌀밥을 딱히 먹지 않는 사람’이라고 되뇌며 일종의 자기 최면을 거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이를 들은 팀원 한 명은 그게 바로 본인을 가스라이팅 시키는 일 아니냐며 비웃었지만, 그러한 착각들이 때로는 사소하고도 위대한 일들을 해낼 동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한계는 본인이 정한다. 타인이 뭐라고 한들,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으면 딱 거기까지 할 수 있다.

내가 나의 지향을 믿는 것부터가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우리 모두 본인을 어느 정도는 속이고 살아야 한다. 최면을 걸듯이, 만트라를 외듯이, 나는 이런 것쯤은 쉽게 이뤄내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되면 이건 단순한 가스라이팅이 아니라 위대한 착각이 될 수도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유와 감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