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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점 Apr 10. 2022

부족한 내 이야기의 시작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나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1% 성장하는 삶을 추구하다


2022년 1월. 새해를 시작하면서 한달어스의 자기 발견 글쓰기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나의 삶과 일에 관한 30가지의 질문에 하루하루 답을 내리며 글을 쓰는 과정이었다. 지금은 챌린지가 끝난 상태다. 무사히 하루도 빼먹지 않고 글쓰기를 완료했다. 단순히 30일간 글을 썼다는 것을 넘어서 나의 삶의 목표와 정체성을 정해보았고 내가 원하는 ‘미래의 나’가 되기 위하여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 물론 목표와 정체성은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계속 바뀔 수 있지만 이것은 발전으로서의 변경이지 극단적인 방향으로의 일탈은 아닐 것이다.


이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던 하루들이 이제는 나를 점점 성장시켜 나가는 시간의 축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미래를 생각했을 때의 막막함은 남아 있으며 종종 무기력한 감정도 또다시 찾아오기는 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얕고 짧게 머물렀다 떠나간다. 이것 자체로도 좋은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더 행복하고 의미 있게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방법을 알고 실행하며 매일 같이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니, 오히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을 찾지 못해서 방황하거나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우울함에 빠져 살아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도 앞으로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내가 이전보다 어떻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는지 그 고민의 과정을 공유하고 싶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으며 살면서 느끼는 감정과 경험, 행동도 각자 다르기에 나의 방법이 정답이라고 말을 하고 싶지도 않다. 지금도 계속 실수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기도 하고. 하지만 삶에 의미를 느끼지 못해서 괴로운 사람들이라면 나와 같은 고통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으므로 이들에게 조금 더 나은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고, 이런 삶도 있다고 스치듯 보여주고 싶다.







자기발견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


앞으로도 자세하게 적어보겠지만 한 마디로 적어보자면, 내가 나로 살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일을 하고 돈을 벌면서도 뭔가 답답했고 내가 잘살고 있는 것인지 과연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지 계속 의문이 들었다.


그러다 이진선 님의 브런치와 책 <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을 보면서 내 인생은 스스로 가꾸어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성장 모델링을 만들고 내향적인 성격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는 이진선 님을 본받고 싶어서 작가님이 운영하시는 자기 발견 글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목적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성을 잡는 것이었다. 정말 간단한 문장이지만 이 질문에 평생 답을 내리지 못하고 죽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완벽한 답을 찾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이제는 세상에 완벽함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저 지금보다 덜 막막했으면 좋겠다. 조금이라도 이전보다 보람찬 하루를 살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랐다.






부족함 들키기


여전히 행복한 미래를 살기 위한 명확한 방법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럼에 불구하고 불완전한 시행착오 과정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우울증에 걸렸을 때 매번 방에 틀어박혀 울기만 한 적이 있었다. 아무도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눈치를 보면서 나의 무능을 탓하고 있었다.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도무지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행복하지는 않더라도 그럭저럭 잘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렇게 마음이 괴로운 것인지 나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더 괴로움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지금은 이것도 하나의 성향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가짐이 나아졌다.)


그때 나를 위로해준 것은 행복한 사람도 아니었고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도 아니었다. 오히려 나와 같은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였다. 유튜브를 통해 발견한 그 사람은 우울함이 심했을 때 쓴 일기를 읽으며 울었고, 그것을 보고 나도 같이 울었다. 더 나아질 수 있다거나 나는 이렇게 우울을 벗어났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저 괴로운 감정만 줄줄 이야기했지만, 오히려 내 마음은 편해졌다. 아마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위안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 부족한 이 상태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괜찮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용기를 가지고 나를 드러내 보기로 했다. <임포스터>의 저자인 메타인지 연구가 리라 손 박사님은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강박으로 가면을 쓰고 자기 자신으로 살고 있지 못하는 사람은 평생 괴로울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은 빠르게 들켜야 더 자신감 있게 살 수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나는 나로 살지 못하고 있었다. 뭐든지 잘해야 하고, 친절해야 하고, 성실해야 하고, 사회가 좋다고 규정한 이상적인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으로 부족한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았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 완벽주의, 인정 욕구 등 타인의 시선에 얽매인 모든 것들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 이런 과정이 삶의 무기력을 가져왔고 평생 피곤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에서 우울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글쓰기의 목적을 바꾸었다. 부족하고 불완전한 내 모습을 빠르게 들키는 것으로. 하지만 ‘어제의 나’와 비교했을 때는 성장하는 ‘오늘의 나’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것이 0.001%의 성장이라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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