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가나 코어

이참에 수영 _ 수린이 일기 #4

by 송글송글




물속에서 발차기하고 있는 내 발과 발등을 볼 수 있다니! 머리를 물속으로 푹 집어넣는 일이 이젠 아무렇지 않다. '물이 전혀 무섭지 않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일주일 사이 꽤 큰 변화였다고 느낀다. 의식을 따로 해야 할 만큼, 마음을 먹고 해야 하는 큰 일이 아니라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불필요하리만치 귀로 예민하게 느끼던 낯선 감각들을(압력+소리) 새롭게 받아들이고, 그 상태에 익숙해지니 어느새 물속이 편안해졌다. 물에서 둥~둥~ 떠 있는 느낌이 재밌고,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내버려 둘 때는 홀가분하기까지 했다. 제대로인 발차기는 아직이지만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는 '감'도 찾을 수 있겠지. 어쩌자고 자꾸 의욕이 샘솟는다.








50분 동안 왔다 갔다 몸으로 움직이다 보니 힘에 부친다. 숨이 차고, 다리가 풀리고, 힘이 달린다. 체력과 체력 안배가 관건이다 싶게. 요가하면서 '근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작년부터 집에서 전신운동 하고 있었는데, 수영도 마찬가지 같다. 기본 체력이 있어야 지치지 않고 즐겁게 꾸준히 할 수 있을 듯. 요가만 하다가 수영도 하니 하루가 훅 간다. 일주일은 휘리릭 간다. 원래의 일상도 잘 살아내면서 새로운 루틴이 더해진 일상도 잘 살아내면 참 좋을 텐데, 현실은 정신 못 차리는 좀비 상태;;;. 엄청 뚝딱거리며 일주일을 보냈다. 체력과 일상을 지혜롭게 잘 버무리는 야무진 수린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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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외반'은 목요일에 했던 킥판 짚고 하는 발차기를 이어서 했다. 무릎 굽히지 말고 허벅지로 움직이라는 선생님 말이 말처럼 쉬우면 좋겠다. 옆 레인 '잘하는 반'은 킥판 짚고 옆으로 고개 돌려 호흡하는 연습에 들어갔다. 고작 3일 차인데 차이는 계속 벌어진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머리로 입력해야 할 게 많아서 버겁다. 호흡이며 발차기며 선생님 앞에서는 긴장하게 되니 슬쩍 되던 것도 안 된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킥판을 밀고 나간다. 선생님이 "무릎 말고 다리 전체로 움직여요! 배에 힘주고~ 코어 잡고~!" '앗, 코어?! 수영에서도 코어라니!' 물에 뜨려고 힘 빼는 연습만 하다가 배에 힘주라는, 코어 잡으라는 소리 들으니 순간 띵- 어질어질--- 배에 힘주면 몸 전체가 가라앉을 텐데, 어떻게 하라는 거지? 이해도 안 되고 따라가지도 못하니 답답하다. 핡-







"아니, 왜 이렇게 많이 늘었어요? 깜짝 놀랐잖아~"

"아, 정말요?"

"응, 너무 잘하는데?"

"아침에 자유수영 하고 있어요. 8시 자유수영에 오세요."

"나는 낮에. 아침에는 못 오고"

첫날, 열외반 줄에서 내 앞에 섰던 아주머니가 반갑게 말을 건넸다. 열외반에도 웃음은 있다. 칭찬은 수린이 몸에 '비늘'을 돋게 한다. 알아봐 준 사람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열려서인지 생각에도 여유가 생긴다. 힐끗힐끗 옆 레인 잘하는 사람들 보면서 '차근차근 가야지. 그게 맞지. 내 상태는 선생님이 더 잘 알지, 내가 더 잘 알까. 지금은 아직인 거야. 암 그렇고말고~' 마음을 다잡아 본다.








어제 요가 끝나고 '수영잘' 선○님한테

"처음부터 열외반 되니 의기소침해져요." 했더니

"수영은 그러다가 한 번에 훅 늘어요."

라는 말이 건너왔다. 그 말에 기대고 싶다. 꽉 막힌 동굴문도 언젠가는 열린다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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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불망 기다리던 '고르고 골라 주문했던' 수영복을 오늘에야 입어 봤는데... 흠냐 이거 입고 갈 수는 있는 거냐, 쩝- '세미하이컷'에, 뒤쪽 허리라인도 지금 입는 것보다 훨씬 낮아서 왠지 수린이가 입으면 혼날 것 같은 분위기;;;. 스판이 너무 짱짱해서 기예 수준으로 어찌저찌 땡겨 입긴 입었는데 자태가 이루 말할 수 없게 여기 뽈록 저기 뽈록;;;;; 왜 언니가 '수린이 주제에 과감하다'고 놀렸는지 알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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