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수영 _ 수린이 일기 #6
얼른 수영장 가고 싶었던 주말이었다. 수영이 이렇게나 기다릴 일이야~~~ '(음)... 파,헙!' 주말 내내 앉아서도 누워서도 서서도 연습했는데, 정작 물속에서 할 때는 제대로 안 돼서 답답하고 난감했다. 자꾸 '수영'만 생각하고, '수영'을 찾아보고, '수영'이 재밌고, '수영'에 답답하고, '수영'이 기다려진다. 강습 3주 차 시작!
준비운동 마치고 물에 들어가니 선생님이,
"어제 자유수영 오셨었죠?"
"네~"
"어제 이거 말고 다른 거 입으셨죠?"
"네~"
"오늘 수영복보다 어제 수영복이 더 잘 어울리고 이뻐요~"
"(앗!) 고맙습니다."
쭈뼛쭈뼛 신경 쓰며 입던 차에 잘 어울린다는 말 들으니 긴장이 풀린다. 기분이도 좋다. 그,근데 회원들 다 모여 있을 때 들으니 매우 민망성.
킥판 잡고 발차기 시작. 그 인상 좋은 예쁜 친구가 옆 레인으로 들어갔다. '어? 뭐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열외반'에서 이제 되었다 싶은 사람을 선생님이 '잘하는 반'으로 올린 것. 하루도 안 빠지고 자.수 나와서 성실하게 연습하고 강습시간에도 열심히 했던 친구라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부럽긴 했다. '발을 덜 찼던 게 문제였나?', '멈추지 말고 계속 나아가야 했나?'... 생각에, 생각에, 생각을 하다가 쓸데없어서 멈추기로. 선생님이 보시기에 나는 아직이라고 보신 거고, 그 친구는 잘한다 싶으니 올리셨을 텐데. 얼마 전 일기에 '못 하는 것(열외반으로 남은 것)도 나름 장점이 있다,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썼는데 또 떨어졌구나 싶어 좀 웃펐다. 지금 당장의 발차기나 호흡보다 오늘은 멘탈부터 부여잡자.
두 바퀴 돌고 오니 '열외반'에서 내 위치는 요거구나 싶게 선생님이 맨 앞으로 오라고 하면서 앞에 있던 아주머니를 뒤로 보내셨다. 레인 돌다가 그 친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축하해요!"
"고맙습니다."
"금요일이랑 어제 안 왔었죠? 안 보여서 궁금했어요."
"아, 저... 그날이어서요."
"아~ 저도 그날이었는데, 탐폰 하고 왔었어요. 처음 해봤는데 할 만하더라고요. 탐폰 한 번 써봐요."
"아, 네..."
집에 오면서 생각해 보니 너무 오지랖이었나 싶어서 반성. 그 친구 입장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놓이는 게 불편했을 수도 있고, 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해야 하니 난감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앞으로 너무 들이대지 말자, 말자, 말자...
선생님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시면서 계속 뺑뺑이를 돌려서 쉴 틈이 요만큼도 없었다. 레인 끝에 다다르면 다들 "힘들어 죽겠어요." 하면서 헉헉대기 바쁘다.
"이제 사이드킥 들어갈 거예요~"
헉! 이렇게? 갑자기? 언제나 그렇듯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수업 진도는 쭉쭉 나간다. '킥판에 한 팔을 얹고, 곧게 펴고, 귀를 붙이고, 한쪽 팔은 허벅지에 붙인 뒤, 발차기를 하'란다. 긴장하니 또 두려움이 몰려온다. 수영은 정말 '긴장'하면 '끝'인 듯.
"몸에서 힘 빼요!"
"으아아아아~~~~~"
"아직도 무서워요?"
"네!"
망설일 틈도 없이 '네!'라니;;;... 선생님 팔에서 바로 몸이 놓아졌다. (열외반 된 것도 속상해 죽겠는데) 그렇게 또 '아직 준비가 안 된 회원'까지 되었다. 대답 잘해야 한다. 거짓말도 좀 하고 그러면 오죽 좋아;;;.
선생님 시야에서 멀어져 혼자 연습하니 사이드킥도 할 만했다. 처음이라 긴장했나 보다. 긴장을 놓으니 생각에도 여유가 생긴다. 선생님이 수업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봐주시면서 '턱을 당기고, 고개를 들거나 뒤로 젖히지 말고 팔에 딱 붙이'라고 하셨다.
물속에 머리 집어넣는 게 처음에는 두렵다가 계속하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처럼, 몸과 고개를 옆으로 하고 움직이는 것도 낯설었던 것뿐 못 할 만한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역시 하다 보면 되고,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긴장을 풀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몸이 열린다. '물이 무섭다', '물에서 죽을까 봐 두렵다' 같은 '고정관념'도 안 좋은 경험에서 기인한 두려움과 공포, 트라우마일 뿐, 다시 마주할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그러니 처음부터 방어 태세를 취하거나 긴장하기보다는 생각을 열어둘 것. 해보겠다는 마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