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대비란 없을 거야
긴 연휴가 끝났다. 이른 아침 사당엔 경기도민들이 가득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어두웠던 사위가 한껏 밝아졌다. 시간은 꾸준히 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올 한 해 잘 해내고 싶다고 여긴 업무를 하나 둘 처리했다. 노션 속 페이지마다 가득했던 체크리스트가 하나둘씩 지워졌다.
애써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들여다보다 할 수 있을 만큼만 하고 노션 페이지를 꺼버렸다.
나는 내 일을 완벽히 통제하고 싶었다.
작은 실수나 오류도 용납하고 싶지 않았다.
1월 초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 결점은 없어야 했다.
잔뜩 긴장하며 1월 초와 2월을 보낸 지금
세부적으로 나누고 분류하고 기획된 타임라인 앞에서
'올 테면 와봐!'라는 결연함보다는
'그때 가서 해결하지 뭐'라는 무심함이 나왔다.
나는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다.
100% 완벽한 계획을 갖고 체크리스트를 하나하나 지워가며 임하더라도 분명 에러가 발생할 것이다.
그때 했을걸, 하는 실수보단
'이게 왜 갑자기? 이건 예상 못했는데?'싶은 사건들이
분명히 일어날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럴 때마다 나는 울고 싶은 마음을 삼키며
꾸역꾸역 기어코 해결했다.
사과가 필요할 땐 누구보다 납작하게 엎드려 빌었고
시스템 해결이 필요할 땐 이해될 때까지 책임님을 붙잡았다.
나의 실수 앞에선 솔직하게 '제가 놓쳤습니다' 고백했고
'제가 조금 더 보겠습니다'하고 더욱 들여다봤다.
얼기설기 기워가며 해결했고 반년을 보냈다.
그러니 이번에도 그래야겠다.
실수와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두 손을 꽉 쥐고 이를 앙 다물고 두려워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되
나머진 그때의 나에게 맡겨야겠다.
매사에 100%로 임하기엔
내겐 그 외에도 지켜야 할 일상이 가득하다.
딱 70%의 마음으로
조금 더 쓰고 싶을 땐 75% 정도의 마음으로
나머지는 나를 소진시키지 않기 위해 충전해야 하니깐
그러니
얘 업무야
올해 잘해보자
너도 나한테 잘해줘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