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마음껏 할 수 있음에 행복해

VF day7 Siena (day off)

by Soyeon

19 aprile 2025 Day7

Siena (day off)

Accoglienza Santa Luisa (D)

*breakfast

*only microwave



오늘은 쉬는 날. 알람을 맞춰놓지 않았는데 방을 혼자 쓰는데도 7시인데 벌써 눈이 떠졌다. 지금 일어나 봤자 할 것도 없어. 조금 더 잠을 청한다. 오늘은 날씨가 맑다. 이따가 시내한번 또 구경 나가야지. 그전에 날씨도 맑으니 빨래도 잘 마르겠다 어제 못다 한 빨래를 시작해 볼까? 다 마르지 않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서 좋고 빨래하느라 화장실에서 시간 많이 보낸다고 눈치 보이지 않아서 너무 좋다. 이게 자유지 뭐겠어.



숙소 앞 계단



숙소에서 대성당을 갈 때에나 중심지로 갈 때에 빨리 갈 수 있는 계단. 처음엔 모르고 옆으로 돌아서 갔었는데 이후로는 계단을 애용했다.



시에나 숙소



수녀님들의 세월이 묻어있는 느낌. 햇살이 따뜻하게 들어와 공간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이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시에나 숙소 방명록



아니! 나도 어제 이 숙소에 도착했는데 어제 한국인 분이 머물다 가셨다니? 비아 프란체지나에서 한국인은커녕 동양인을 만나본 적이 없는데 같은 숙소에 같은 날 머물렀는데 못 만난 게 너무 아쉬웠다. 같이 로마방향으로 걷는 거라면 만나게 될 확률도 있지 않을까.



가브리엘레와 소피아



시에나를 한 바퀴 돌며 어제 못 찍은 도장을 찍었다. 배낭을 메지 않았는데도 발이 좀 불편해서 도장도 충분히 찍었겠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광장을 지나는데 누가 달려온다. 가브리엘레였다. 역시 유럽은 광장문화인가 광장에 오면 다 만난다. 가브리엘레와 소피아는 소피아가 골반을 아파해서 천천히 걷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어제 시에나에 도착했지만 이 둘은 오늘 시에나에 도착했고 내가 시에나에서 이틀을 머무르니 그럼 우리 시에나에서 다시 보자고 했는데 이렇게 딱 만난 것이다. 이 둘도 오늘이 마지막 걷기이다. 시에나의 광장에서 마지막 인증색으로만 같이 찍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비해 순례자의 수가 현저히 적어 동지애가 느껴질 만하면 헤어지고 그런다. 그런데 뭐.. 이미 많이 경험해 봤으니.. 만나고 헤어지고 꼭 우리 인생 같잖아..


내가 머물고 있는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순례자용 숙소 accoglienza santa luisa에 있는 동안 미사가 있으면 참여하고 싶어서 물어봤더니 오늘 오후 8시 30분에 있다고 한다. 어차피 딱히 할 것은 없으니 미사를 들으러 갔다. 나는 무교이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성당에서 미사들은 경험은 꽤 있다.


오늘의 미사는 1시간 반이 넘게 했다. 부활절이라서 조금 특별한 미사였는지 뭔지는 모른다. 그래도 스페인어 미사보다는 조금 더 알아듣긴 하지만 금세 딴생각에 잠겼다. 딴생각을 하고 있는데 눈물이 뚝 흐른다. 반대쪽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뭐 때문에 흐르는지도 모르겠다. 옆에 사람이 이상하게 볼까 봐 빨리 눈물을 훔친다. 딴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눈물을 숨기려 또 딴생각을 해야 한다. 도대체 뭘까.. 뭐가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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