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순례길 Via Francigena를 걸을 준비 1
네이버에 이탈리아 순례길, 비아 프란치제나, Via Francigena 등을 검색해 봤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비해 유명도가 낮아서 그런지 정보가 현저히 적었다. 정보가 적음에서 오는 두려움보다 사실 나에게는 유로가 현재 1600원에 육박한다는 사실과 올해 2025년이 가톨릭 희년이라는 사실이 더 두려웠다.
내가 유럽에 살 때만 해도 1,300원대였고 정말 많이 올라갔을 때 1,400원을 찍었던 게 기억이 나는데 어느 순간 유로가 이렇게 올랐다. 그때 벌었던 유로는 이미 다 쓴 지 오래되었다. 다행이랄 것은 배를 타면 급여를 달러로 받기에 달러통장에서 야금야금 꺼내 써야겠다고 놀란 마음을 달랬다.
가톨릭교회 희년 (Jubilee), 무교인 내가 이런 것을 알았을 리가 만무하다. 50년마다 한 번씩 돌아온다니 일생에 한번 볼까 말까 한 기회겠다.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이것 때문에 ‘올해 2025년에는 이탈리아 여행은 오지 말아라 ‘라는 말도 들렸다. (순례자들이 모일테고 이로 인해 도시는 붐비고 숙박비도 오르고 할 테니..) 피할 수 있으면 피하라는 게 맞는 말 같기도 하다. 이런 시기에 종교와 아무 관련 없는 내가 그 순례길을 걷겠다니..
이거 맞는 건가?
이 모든 걸 감수하고 나 정말 지금 떠나야 하는 건가?
굳이 굳이 굳이 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뭐 어떡하나.. 이미 회사에는 이번에 안 간다고 말을 해버렸고.. 사실 한국에서 할 거 없이 빈둥빈둥 대기만 하는데.. 한국에 있는다면 내 우울함은 더 악화가 될 텐데..
엄마에게 말했다.
“지금 세계 경제도 안 좋은 것 같은데 내가 나가서 돈 좀 써야겠어. 뭐 코흘리개 돈 쓰는 게 세계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집구석에서 이러고 있는 것보다는 낫겠지?”
4, 5월의 이탈리아가 얼마나 여행하기 좋은 지, 예쁜 지 그곳에서 살았던 나는 이미 알잖아. 그래서 굳이 이 시기에 가겠다고 하는 거 아니겠어? 광장에 녹진하게 퍼지던 시칠리아 오렌지 꽃 향기, 인피오라타 디 노토 (시칠리아 노토 꽃 축제), 시칠리아의 그리스 극장에서 공연보기 이거 지금 이 시기 아니면 못할 것들이니까!